- 이코노미스트, "中, 北에 대한 영향력 행사 어려움 겪는 중"
- 北의 완전한 핵무장, 한일 핵무기 보유 이어질 가능성 우려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 회담하고 있다./로이터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 회담하고 있다./로이터

북러 밀착으로 한동안 관계가 소원했던 중국이 북한과의 본격적인 교역 재개 준비에 나섰다. 북중 국경지역에는 새로운 세관과 출입국 관리센터 건설이 한창이고, 올해 들어 양국간 교역액은 물론 인력 이동도 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국경지역 교통 인프라도 확대하고 있다. 25일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북한, 러시아, 중국 3국의 접경지역인 중국 지린성 투먼 남동쪽 국경다리 끝에 대규모 세관 시설과 출입국 관리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중국은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시진핑 국가주석 옆에 세웠다. 이는 혈맹관계로까지 격상된 북러 관계에 대한 위기 의식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시작된 군사지원 강화로 북러 밀착은 급속히 진행됐다. 북러 양국은 지난해 상호방위조약도 체결했다. 이는 구(舅)소련이 북한의 주요 후원자였던 냉전시기를 연상케한다.

최근 중국이 북한과의 본격적인 교역 재개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 북러 밀착 이전까지 북한의 실절적 '뒷배' 역할을 해왔던 중국의 위상을 재확립하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실상 북한은 10년 간의 대북제재로 중국과의 관계가 냉각된 상태다. 지난해 5월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의 '한반도 비핵화' 언급에 대해 북한은 "중대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규탄했다. 하지만 중국은 최근 북핵 관련 언급을 줄이고 있다. 지난 8월 있었던 북중 정상회담 이후 발표문에선 한반도 비핵화 표현이 빠졌다.

무역 제한도 완화하고 있다. 북한 노동자의 중국 공장 복귀, 북한산 석탄의 대중 수출 증가가 이어지자 올해 8월까지 교역액도 16억 달러로 회복했다. 전년 대비 28%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최근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관련 북한 발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온도차가 있었다.

중국 지린성 투먼 남동쪽 국경다리 공사 진행 상황도 비슷한 기류다. 중국 쪽은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북한 쪽은 멈춰 있다. 반면 128km 떨어진 곳에서는 러시아와 북한을 있는 도로다리 공사가 양측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북한이 의도적으로 러시아 측 교통로만 건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는 북한의 핵보유에 대한 중국의 떨떠름한 태도에 기인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중국은 남북 한 충돌 방지와 함께 미국과의 긴장 관리에도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북한 정권 붕괴가 한국 통일과 주한미군 북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한다. 지난 2009년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북한을 “응석받이 아이”라고 부르고, 같은 해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북한의 완전한 핵무장이 한국과 일본의 핵무기 보유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한다. 러시아는 동북아시아 핵억제 의지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과거에도 제한적이었다. 중국의 개방 요구는 효과가 없었고, 압박에도 북한은 무시했다. 미국 외교가에서 북한이 더 큰 정치적 혜택을 위해 다자기구인 브릭스(BRICS) 참여를 중국에 요청할 것이란 예측이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북한 대외교역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적 생명줄을 쥐고 있는 셈인데, 이 같은 점을 활용해 북한을 다시 자국의 영향권 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연태웅 기자 abraham.yeon@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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