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완공…北 부대시설 공사 안 해 10여 년간 '미개통'
- 최근 다리 인근에 건물 신축…세관·출입국 사무소로 보여

 

신압록강대교 북한측 지역의 위성촬영 사진. 노란 점선 사각형 안쪽이 최근 건물 신축이 활발한 곳이다./38노스 
신압록강대교 북한측 지역의 위성촬영 사진. 노란 점선 사각형 안쪽이 최근 건물 신축이 활발한 곳이다./38노스 

북한에는 짓다 만 건축물이 많다. 북중 국경인 압록강에 걸려 있는 신압록강대교도 그 중 하나다. 중국 랴오닝 성 단둥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연결하는 왕복 4차선, 길이 3km 규모의 사장교다. 기존의 압록강 다리인 조중우의교에서 남쪽으로 12km 거리다.

지난 2010년에 착공된 이 다리는 2014년 9월 일단 완공됐다. 그러나 1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개통되지 않았다. 북한이 부대시설 공사를 완료하지 못한 탓이다. 양국을 잇는 다리인 만큼 인원과 물자의 통행을 관리ㆍ통제할 부대시설이 있어야 한다. 또한 신설 다리이므로 이 다리로 통하는 길도 있어야 한다.

중국은 세관과 창고 건물을 짓고 부속 도로의 아스팔트 포장도 완료했다. 반면 북한은 다리 근처에 건물 부지만 마련해 놓고 착공 기미조차 보이지 않은 채 방치해 놓았다. 북한 건물 부지의 연결 도로에는 차가 다니지 않아 주민들이 옥수수를 널어 말릴 정도였다.

다리가 개통될 경우 외부 문물이 유입되는 것을 북한 정권이 싫어했고, 부대시설 건축 비용도 중국에 죄다 떠넘길 생각으로 북한 측이 공사를 미뤄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7년 10월 북한은 중국에 더 많은 공사비 부담을 요구했다. 대북 경제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북중 국경봉쇄라는 악재도 있었다.

북러 우호는 증진되는데 북중 우호는 소원해지자 이 다리의 개통은 더욱 함흥차사가 됐다. 북한 측 다리 관련 공사는 2020년 봄 다리 인근에 건축 부지를 확보하고 신의주로 연결되는 도로를 포장해 놓은 이후 한동안 이뤄지지 않았다.

2020년 5월에 촬영된 첫 번째 사진의 노란 점선 사각형 안쪽 지역. 건물 신축을 위해 부지만 확보했을 뿐 아무 움직임이 없다./38노스
2020년 5월에 촬영된 첫 번째 사진의 노란 점선 사각형 안쪽 지역. 건물 신축을 위해 부지만 확보했을 뿐 아무 움직임이 없다./38노스

그런데 최근 이 공사가 재개되고 있다. 38노스가 입수한 최신 상업위성 사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신압록강대교 북한측 건축 부지에 작은 건축물들이 신축된 것이 드러났다.

2025년 2월 26일 촬영된 사진에 따르면 해당 부지에 건물 신축 작업이 진행중이다. 파란 지붕이 덮힌 작은 건물들도 보인다. 3월 3일까지 약 20채의 건물이 새로 생긴 것으로 드러났다. 건물의 수는 3월 중순이 되기 전까지 더 늘어났다. 이 건물들 인근 부지에 더 큰 신축 건물의 토대가 세워지는 것도 보였다.

최근 촬영한 해당 지역. 파란색 작은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 있고, 더 큰 건물의 건설 작업도 진행 중임을 알 수 있다. 세관과 출입국 사무소가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38노스
최근 촬영한 해당 지역. 파란색 작은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 있고, 더 큰 건물의 건설 작업도 진행 중임을 알 수 있다. 세관과 출입국 사무소가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38노스

이 건물들의 건축 목적은 아직 확실치 않다. 하지만 그 위치가 다리 근처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곳에 세관과 출입국 사무소가 설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곳에 오랜 휴지기 끝에 건설이 재개된 것은 가까운 시일 내에 이 다리가 개통될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러시아와 우호 증진 중인 북한이 철교 하나만 설치돼 있던 두만강의 러시아 국경지대에도 지난해 6월 북러 정상회담의 합의에 따라 내년 완공 목표로 최근 자동차 다리를 신축하려 하고 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한다면 신압록강대교 부근의 신축 건물들 역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상징일지도 모른다./이동훈 기자 ldh@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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