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따른 정당한 군사 행동
- 평양에 전투위훈비…희생자 가족 국가적 차원서 특별 우대

지난해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하고 있다./조선중앙통신 연합
지난해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하고 있다./조선중앙통신 연합

북한이 자국군의 러우 전쟁 참전 사실을 공식화했다. 북한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는 28일 당중앙군사위원회 입장문을 통해 북한군 전투부대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해방작전에 참전해 영웅적 위훈을 세웠다고 밝혔다.

북한이 자국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공식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이 참전을 공식화한 것은 종전 협상 국면에서 러시아로부터 실질적 파병 대가를 받아내기 위한 명분으로 풀이된다. 이는 북러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사실상 군사동맹으로 격상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이번 참전이 러시아와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제4조에 따른 정당한 군사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국가수반' 명의로 직접 참전 명령을 내렸으며, 참전 병사들을 ‘조국의 명예를 지킨 영웅들’로 치켜세웠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조성된 전황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 사이에 체결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의 제4조 발동에 해당된다는 분석과 판단에 근거하여 우리 무력의 참전을 결정하고 로씨야 측에 통보하시였으며 합의에 따라 공화국 무력 전투구분대들에 로씨야 무력과의 협동 밑에 우크라이나 신나치스 강점자들을 격멸 소탕하고 꾸르스크 지역을 해방할데 대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명령을 하달하시였다"고 밝혔다. 

북한은 참전 군인들의 전공을 기리기 위해 평양에 전투위훈비를 건립하고, 희생자 가족을 국가적 차원에서 특별 우대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노동신문은 “조로(조선과 로씨야) 두 나라 군대가 한 전호에서 어깨를 겯고 싸웠다”며 “피로써 맺은 전우애를 세계에 알렸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발표에 앞서 러시아도 북한군의 참전을 인정했다. 2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화상회의를 통해 "쿠르스크 지역 해방에 북한 군인들이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그간 북한군 파병설을 부인해오던 러시아가 처음으로 공식 인정한 것이다.

북한과 러시아가 북한군의 파병을 공식 인정한 것은 오는 5월 9일 러시아의 전승절을 앞두고 전쟁 승리를 선언하기 위한 명분쌓기 차원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북한이 이번 참전을 공식화한 것은 종전 협상 국면에서 러시아로부터 파병 대가를 확실히 받아내려는 명문 확보 차원으로 보인다. 비공개 지원으로는 원하는 반대급부를 얻어내기 어려운 만큼 공개적으로 참전 기여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노동신문에서 "로씨야와 함께 싸운 우리의 영웅들은 세계 평화를 수호한 전사들"이라며 국제사회를 향해 참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북한 당국의 함구령에도 북한군의 러우 전쟁 참전 및 피해 사실이 내부에 알려지면서 내부 동요로 이어지자 민심수습 차원에서 더 이상 쉬쉬하지 않고 공개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비밀리에 파병을 추진하고 함구령을 내렸지만 북한군 참전 및 사상자 발생 사실이 여러 경로를 통해 알려지면서 북한 사회가 술렁거렸다”며 “러시아 전승절에 북한 참전 군인들이 참가하고 이를 공개할 수 있다”고 전했다./김명성 기자 kms@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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