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2시, 아편 달라…39호실 실장 집까지 찾아가 난동
- 김정철, 후계자 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아편 중독 때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형 김정철이 과거 ‘마약 중독 문제’로 여러 차례 물의를 빚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탈북 외교관 류현우가 최근 출간한 저서 '김정은의 숨겨진 비밀 금고'에서, 김정철의 아편 중독과 과거 문제 행동을 상세히 기록했다. 1981년생인 김정철은 고영희가 낳은 첫째 아들이자 김정은의 친형, 김여정의 큰오빠다.
류현우에 따르면, 2006년 9월, 김정철은 당시 노동당 39호실 실장이던 장인 전일춘의 사무실에 직접 찾아와 “아편을 달라”며 몇 시간 동안 떼를 썼다. 해외에서는 39호실이 북한의 마약 유통을 독점한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실제로는 마약을 취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같은 날 새벽, 김정철은 수행원들과 함께 전일춘의 아파트까지 찾아가 15분간 문을 두드리며 “마약을 달라”고 요구했다. 반응이 없자 돌아갔지만, 다음날 저녁 다시 찾아와 문이 부서질 정도로 두드리며 소란을 피웠다고 증언했다.
류현우는 “장모가 ‘무시하자’고 했지만 도를 넘었다고 판단해 직접 문을 열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술에 취한 김정철은 "넌 누구냐, 실장 아바이가 있느냐”고 물었고, 류현우가 “실장동지 사위인데 행사 참석 차 나갔다”고 하자 되돌아갔다고 한다.
전일춘이 이 사실을 김정일에게 보고하자 김정일은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국가보위성 역시 김정철의 마약 중독 사실이 외부로 새는 것을 막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류현우는 김정철이 후계자가 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아편 중독 때문이라고 보았다.
김정철이 한때 마약 때문애 평양 외곽 상원 지역의 고위 간부 전용 관리소에 수용됐었다는 탈북민의 증언도 있다. 당시 그를 치료했던 의사들은 발설 위험 때문에 출당·철직돼 시골로 추방됐고, 보위부는 지금도 이들을 밀착 감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철은 헐리우드 액션스타 장 클로드반담의 근육질 몸매를 부러워한 나머지 ‘남자다운 모습’을 만들겠다며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보디빌딩을 했지만,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남성호르몬제를 잘못 복용해 심각한 부작용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측근이 제공한 필로폰을 복용하면서 마약 중독으로 빠져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류현우는 책에서 김정철은 2007년 2월 16일 묘향산에서 열린 김정일의 65세 생일 파티 때 왕재산경음악단 연주자들과 꾸린 자신의 밴드 '큰별악단'을 이끌고 직접 작사, 작곡한 곡인 '심장을 바쳐, 넋을 바쳐'로 축하 공연을 했는데 김정철의 기타와 드럼 실력은 수준급이었다고 소개했다. /김명성 기자 kms@sand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