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대 군인 여성 노린 범죄… “얼굴 봤다”는 이유로 살해
- 주민들 “단속보다 먹고 살 길이 먼저… 다음 세대가 무너져”

평양시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한국 드라마를 시청한 죄로 공개재판을 받고 있다. /샌드연구소 제공
평양시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한국 드라마를 시청한 죄로 공개재판을 받고 있다. /샌드연구소 제공

북한에서 청소년 범죄가 증가하는 가운데, 황해도에서 주민들을 경악케 한 강력 성범죄 사건이 발생해 당국이 극단적 처벌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꽃제비 및 청소년 범죄 완전 소탕’을 지시하며 소탕조까지 편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해도 소식통에 따르면 관련 사건은 지난 여름, 군 복무를 마치고 귀가하던 여성 군인에게 벌어졌다. 해당 제대군인 여성은 버스를 타고 황해도 태탄군으로 귀향하던 중 차량 고장으로 어쩔 수 없이 도보로 이동하게 됐다. 소식통은 "여성 제대군인이 정갈한 인상에 눈에 띄는 외모였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때 지나가던 이 지역 고교 졸업반 남학생 3명이 제대군인 여성을 보고 접근했고, 여성을 외딴 곳으로 끌고 가 성범죄를 저지른 뒤, 얼굴을 봤다는 이유로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피해자의 짐을 들고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와 아무렇지 않게 버스를 탔다. 범죄자들이 탄 버서는 공교롭게도 여성 제대군인이 내린 버스였다. 

학생들이 제대군인 여성의 짐을 들고 버스에 나타난 사실에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운전기사는 곧장 안전부로 차를 몰아 신고했고, 출동한 안전원들에 의해 학생들은 체포됐다.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들은 범죄를 자백했고, 안전원들이 범행 장소를 수색해보니 여성 제대군인은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을 수사한 안전원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범죄자들에게 마지막 순간 “부모님의 얼굴을 한 번만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애원했으나 끝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즉시 평양 상부에 보고됐고, 당국은 학생 3명이 미성년자이지만 즉결 처형 명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황해도 사리원 지역에서도 지난 9월 고등중학교 학생들에 의한 성범죄가 발생했다. 사리원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졸업반 남학생 2명이 여교사를 성폭행했고, 피해 교사는 “이 아이들이 처벌되지 않는다면 내가 어떻게 교단에 서겠는가”라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황해도 지역 청소년 범죄 급증과 관련해 대북 매체인 데일리NK에 따르면 도당은 지난 10일 긴급 회의를 열고 ‘꽃제비 및 청소년 범죄 완전 소탕’을 지시하며 소탕조를 재출동시켰다. 안전부와 교육부는 비행 학생 조사와 단속에 돌입했다.

사리원시·봉산군·연탄군에서는 청소년들이 시장과 버스 정류장 등에서 노인이나 여성을 밀쳐 쓰러뜨리고 짐을 빼앗아 달아나는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사리원시에서는 10대 학생들이 60대 노인을 넘어뜨린 뒤 주머니 돈은 물론 신발까지 벗겨 도망간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줬다.

또한 일부 10대 여성 청소년은 생계를 이유로 외지 상인들을 따라다니며 ‘잡일’을 돕는 척하면서 매춘을 시도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단속에 걸린 청소년들은 부모와 함께 안전부에 끌려가고 있으며, 일부 부모는 소속 조직에서 공개비판 무대까지 서고 있다.

한 소식통은 “지금 사람들 속에서는 ‘아이가 구렁텅이에 빠지는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이대로면 다음 세대가 무너진다’는 말이 계속 나온다”고 전했다. jsy@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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