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 베이징 회동 하루 만에 편지 '동반자 관계 공고히'
- 북·러 교량 내년 개통...‘북극횡단 운송 회랑 北연결 계획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 정권 수립 77주년(9·9절)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며 양국 관계 강화를 강조했다. 또 동방경제포럼(EEF) 연설에서는 러시아와 북한을 잇는 두만강 교량이 내년에 개통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해, 북러 밀착이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5일 “푸틴 대통령이 4일 김정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전했다. 푸틴은 축전에서 “77년 전 소련은 새 조선 국가를 세계 최초로 인정했다”며 “이후 양국은 세월의 시련을 영예롭게 이겨냈다”고 밝혔다. 이어 “꾸르스크 전투에서 북한군이 영웅적으로 참전한 것은 북·러 친선과 상호 협력의 뚜렷한 상징”이라며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하겠다”고 했다.
이번 축전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지난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기념식 계기 양자회담을 가진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북중러 삼각 공조가 강화되는 흐름과 맞물려, 북러 관계가 한층 전략적 차원으로 격상되고 있다는 평가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10차 동방경제포럼에서도 “두만강을 가로지르는 북·러 교량이 내년에 개통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팬데믹 이후 평양 노선도 재개됐다”며 “이는 러시아와 북한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북극횡단 운송 회랑(Transarctic Transport Corridor)’ 구상을 밝히는 과정에서 북한 연결 계획을 함께 언급했다. 북극항로를 국가 발전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 속에 북한까지 포함해 동북아 물류 거점으로 확대하겠다는 포석이다. 푸틴은 “북극과 극동 연결망, 항만 현대화는 국가정책의 우선 과제”라며 “북극횡단 회랑은 자국 경제 이익을 위해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또 “북극권을 통한 시베리아·우랄 화물 진출, 북한 산업 현대화가 핵심 축이 될 수 있다”며 정부에 검토를 지시했다. 이어 미국 알래스카와의 협력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회 비판했다.
러시아와 중국을 잇는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건설에 대해서도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사업”이라며 “가스 가격은 시장 원칙에 따라 책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3일부터 6일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며, 올해 의제는 ‘극동–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이다. /황시완 기자 hsw@sand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