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전 협상에 미온적인 푸틴 압박 의도 깔려 있어
- 해군력 재건 의지도 피력…"내년 최소 19척 증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기지에서 열린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연설하기 위해 단상에 올랐다./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기지에서 열린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연설하기 위해 단상에 올랐다./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서 복무 중인 800여 명의 현역 장성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핵 전력 업그레이드'를 선언했다. 우크라이나와의 종전 협상에서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기지에서 열린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나는 핵무기를 재건했다. 우리는 그것을 더욱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그러나 절대 사용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최근 러시아로부터 약간 위협을 받았다”며 “그래서 나는 핵잠수함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핵잠수함은) 인류가 만든 가장 치명적인 무기”라며 “우리는 잠수함 기술에서 러시아와 중국보다 25년 앞서 있다”고 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옛 소련의 핵 공격 체계인 ‘데드 핸드(dead hand)’를 거론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일 “러시아의 핵 위협에 맞서 핵잠수함 두 대를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발언은 이 조치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핵전력을 언급하며 러시아를 거론한 것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에 미온적인 푸틴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의도 역시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크게 실망했다”며 “나는 그가 빨리 (전쟁을) 끝낼 줄 알았다. 일주일 만에 끝낼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행정명령을 통해 국방부를 '전쟁부'로 부르라고 지시한 사실을 언급하며 군의 공세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수년 동안 군을 지금보다 더 강하고, 더 거칠고, 더 빠르고, 더 무섭고, 더 강력하게 만들겠다”며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이고 지배적인 군대로서 수십 년, 수세대 동안 미국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군력 재건에 대한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잠수함 기술에서 러시아와 중국보다 25년 앞서 있다. 러시아는 잠수함 분야에서 사실 2위이고, 중국은 3위"라며 "하지만 그들은 따라오고 있다. 핵도 그들은 훨씬 뒤처져 있지만 5년 뒤엔 같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해군 함정을 최소 19척 확충할 것”이라며 “잠수함·구축함 등이며, 앞으론 이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군 개혁에 대한 의지도 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의 자유를 지킬 때 결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싸우고, 이기는 기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우리의 시스템은 ‘실력’이 아닌 정치적 올바름에 맞춰져 있었다”며 이 같이 주장한 것이다. 이어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위대해질 수 없다”며 “우리는 체력, 능력, 인격, 그리고 강인함에 초점을 다시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콴티코 해병기지로 가기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선 자신이 집권 1기 때 군 고위직에 있던 '나쁜 사람들'을 배제하면서 군대를 재건했다고 주장하며 “만약 누군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해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연태웅 기자 abraham.yeon@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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