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전쟁 안 한 기간 20년…전쟁으로 큰 과거에 향수"
- "미국, 강대국으로서 전쟁보다 평화와 균형 추구해야"

 

지난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한 국방부의 전쟁부 개칭을 알리는 미국 전쟁부 홈페이지./화면 캡처
지난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한 국방부의 전쟁부 개칭을 알리는 미국 전쟁부 홈페이지./화면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 국방부를 전쟁부로 명칭을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에 따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의 직명은 전쟁부 장관으로 변경됐다. 이 명칭은 해당 기관이 1789년부터 1947년까지 사용하던 것이다. 강한 미국의 복원 및 미국의 전쟁 준비 태세와 결의를 더 강력하게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미국 정부는 취지를 밝혔다.

이러한 명칭 변경에 대해 인도군 장교 출신 군사 칼럼니스트 파티알 RC(이하 파티알)는 해외 언론 유라시아 리뷰를 통해 이것이 미국의 전쟁 중독과 군국주의 국교화의 증거라고 꼬집었다.

파티알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기간 동안 미국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전쟁의 강도와 국방 예산은 계속 올라가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임기 중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역 분쟁을 종식시키겠다고 후보 시절 공약했지만, 그 약속은 아직도 지켜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 전쟁에 장비를 납품한 미국 군수산업만 큰 이익을 보았다.

파티알은 과거 전쟁부 시절의 미국 역사도 거론했다. 1789년부터 1947년까지 미국 전쟁부는 외국과의 전쟁에서 계속 승리, 대서양 연안의 작은 나라던 미국을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대국으로 확장시켰다. 파티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부 당시의 미국은 강력한 내부 결속력과 국가주의를 누렸지만 현재는 ‘세계화주의자’들 때문에 미국적 가치가 상실되고 국가 부채가 급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전쟁부 개칭은 과거의 영광스러운 역사에 대한 향수이자, 그 역사를 재현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21세기 현재의 세계는 과거 전쟁부 시절보다 훨씬 더 세계화됐다. 즉, 국가간 연결과 의존성이 심해져 과거 방식을 쓰기 어렵다고 그는 지적했다.

전쟁부 개칭은 미국이 세계적 영향력 약화와 그에 따른 전략적 후퇴를 인식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도 파티알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파나마 운하, 그린란드를 미국에 합병하겠다고 공석에서 주장한 것 역시 이 같은 인식에서 나왔다고 그는 보고 있다. 또한 그는 전쟁부가 처음으로 싸움을 걸 상대는 미주 지역 국가들, 특히 베네수엘라와 멕시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파티알은 250년 미국 역사에서 전쟁을 하지 않은 기간은 채 20년이 되지 않음을 지적하며, 미국이 여러 나라의 내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사실도 지적했다. 이번의 전쟁부 개칭은 동맹국과 적대국 모두에게 미국은 전쟁을 막기보다는 수행하는 데 더 전념한다는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전파하는 것과 다름 없으며, 미국이 전쟁을 국가 정책으로 삼을 때 민주주의와 인권, 안정을 증진하는 능력은 훼손될 것임을 파티알은 경고했다.

또한 러시아와 중국 같은 경쟁국들의 군비 증강은 물론 미국에 맞선 군비 경쟁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역이용당할 수 있음도 지적했다.

파티알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이며, 풍부한 자원을 가진 미국은 전쟁이 아닌 평화를 증진하고 국제사회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며, 미국이 세계의 균형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전쟁부 개칭은 미국의 위대함을 회복하기는커녕 오히려 국제적 고립과 불신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동훈 기자 ldh@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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