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日·대만이 GDP 5% 국방비 쓰면 中보다 많아져
- IISS, "나토도 GDP 5% 국방비 쓰면 러 국방비 압도"

 

아시아 및 유럽 동맹국들에 GDP 5% 수준의 국방비 지출을 요구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러시아와 중국의 국방비 지출을 뛰어넘겠다는 의도다./연합
아시아 및 유럽 동맹국들에 GDP 5% 수준의 국방비 지출을 요구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러시아와 중국의 국방비 지출을 뛰어넘겠다는 의도다./연합

미국 국방부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동맹국들도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국방비를 지출해야 한다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션 파넬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지난 18일 상원 군사위원회와 샹그릴라 대화(5월 말 아시아 안보대화)에서 말했듯이 우리의 유럽 동맹들이 우리의 동맹, 특히 아시아 동맹을 위한 글로벌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며 "그것은 GDP의 5%를 국방에 지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한국은 GDP의 2.8% 수준인 약 66조원(440억 달러)의 국방비를 지출했는데, 이를 GDP의 5% 수준까지 늘리라는 것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새로운 요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헤그세스 장관은 전날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2026회계연도 국방부 예산안 청문회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국방 지출 확대 노력을 하면서 우리는 지금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모든 우리의 동맹들이 나아가야 할 국방 지출의 새로운 기준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이 아시아와 유럽 동맹국들에게 GDP의 5%까지 국방비를 증액해 달라는 것은 국방비 면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압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의 2024년 국방비는 전년도보다 42% 증액된 13조1000억 루블이다. 구매력 기준으로는 미화 4620억 달러다. 반면 영국과 EU 국가들의 지난해 국방비는 4570억 달러였다. 구매력 면에서 러시아보다 뒤진다. 현재 32개 나토 회원국 중에서 GDP의 2% 이상 국방비를 쓰는 나라는 24개국에 그친다. 

IISS는 나토 회원국들이 GDP의 3%를 국방비에 책정하면 국방비가 2500억 달러 증액되고, 5%를 국방비에 책정하면 전체 국방비가 8000억 달러로 올라가 러시아 국방비를 압도한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또 다른 경쟁 국가인 중국 역시 올해 국방비를 1조7800억 위안(약 2452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7.2% 늘린다고 밝혔다. 중국은 2023년과 2024년에도 전년 대비 7% 이상 국방비를 늘려 왔다.

2024년 한국, 일본, 대만의 국방비는 각각 440억 달러, 530억 달러, 190억 달러다. 모두 합쳐도 같은 해 중국의 국방비에 한참 못 미친다. 세 나라의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은 각각 2.8%, 1.6%, 2.5%다. 때문에 이 세 나라가 GDP의 5%를 국방비에 지출해야 중국의 국방비 지출을 넘어서는 것이다.

하지만 GDP의 무려 3분의 1을 국방비에 쓰는 북한의 경우에서 보듯 과도한 국방비 지출은 결국 경제에 해를 끼친다. 이 때문에 미국의 우방국들이 이같은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이동훈 기자 ldh@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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