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키나와 해병대 무인기 배치 기한도 무기한 연장해
- 감시정찰 능력 강화…"동중국해서 비정상 행동 말라"

 

미국의 타이폰 미사일 시스템 이동식 발사대./미 육군
미국의 타이폰 미사일 시스템 이동식 발사대./미 육군

미 해군연구소(USNI)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군이 이달 미일 연합훈련 기간 중 최신 전략 중거리미사일 시스템인 '타이폰'을 일본에 배치한다고 보도했다. 또한 기존에 일본에 배치돼 있던 미 해병대 MQ-9 무인기의 주둔 기한도 무기한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에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USNI에 따르면 타이폰은 미 해병대와 일본 육상자위대의 연합훈련 기간인 11일부터 25일까지 이와쿠니(岩國) 기지와 그 인근에 배치된다. 타이폰이 일본에 배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실사격은 이뤄지지 않으며, 훈련을 마치면 철수할 예정이다. 미군은 일본 방위성에 일본에 타이폰을 영구 배치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통보했다고 USNI는 전했다.

전략 중거리화력체계(SMRF)라고도 불리는 타이폰은 BGM-109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SM-6 요격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이동식 지상 발사대다. BGM-109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약 1500~2500km다. 일본 이와쿠니 등 주요 미군 기지에 타이폰이 배치될 경우 중국의 상하이, 베이징 등 주요 도시와 해군 기지들이 사거리 내에 들어온다. 이는 중국에게 큰 전략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타이폰이 오키나와 등 대만과 남중국해에 인접한 일본 남부 지역에 배치된다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중국 해군을 견제하고,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해상 작전 능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 이는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을 무력화시킬 수 있어 중국의 군사적 계획을 복잡하게 할 수 있다.

타이폰은 SM-6 요격미사일도 발사할 수 있어 중국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일본 자위대와 주일미군 기지의 방어력을 높여준다. SM-6 요격미사일은 항공기,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등을 모두 요격할 수 있는 다목적 미사일로 동북아시아의 미국 통합 미사일 방어망을 강화해 준다. 이는 중국의 대미(對美) 군사 위협 능력을 약화시킨다.

이 때문에 이전부터 중국은 타이폰의 일본 배치 가능성에 대해 "군사·안보 영역에서 말과 행동을 조심하라"고 경고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미국은 지난해 8월부터 오키나와(沖縄) 가데나(嘉手納) 공군 기지에서 운용 중이던 미 해병대 소속 MQ-9 리퍼 무인기 6대의 주둔 기한도 '무기한'으로 연장했다. MQ-9 리퍼 무인기는 주로 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한다. 가데나 공군 기지에는 이와 별개로 미 공군 소속 MQ-9 8대가 운용되고 있다.

또 미 해군은 MQ-4 트리톤 무인기를 이 기지에 주기적으로 순환 배치하고 있다. 미 해병대 MQ-9 리퍼의 주둔 무기한 연장으로 미국의 감시 정찰 능력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미국의 움직임은 동중국해 해상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를 겨냥한 다목적 포석으로 볼 수 있다. USNI는 "러시아와 중국의 선박과 항공기가 정기적으로 동중국해를 통과하며, 두 나라는 공동 항해나 폭격기 비행 같은 합동 작전을 수행한다"며 "동중국해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위반해 자원·물자를 불법 수송하는 선박들의 활동도 이뤄지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방위성과 외무성 역시 공동 발표문을 통해 무인기의 무기한 주둔은 "(중국과) 가까운 거리에서 다수의 항공기를 운용함으로써 인접 국가들의 선박과 함정의 비정상적 행동이 간과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USNI는 덧붙였다./이동훈 기자 ldh@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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