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차 제재안에 러시아산 석유 수입 中 업체 포함 전망
- 中, "경제의 정치화와 안보 개념 과도한 확장 피해야"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리창 중국 총리의 회견 현장./신화통신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리창 중국 총리의 회견 현장./신화통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리창 중국 총리에게 러시아 압박 동참을 촉구했다. 이에 리창 총리는 EU가 경제·무역 문제의 정치화나 안보 개념의 과도한 확장을 피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사실상 EU의 요구를 거부한 모양새다.  

대중 강경파로 분류되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리창 총리와의 양자회담 뒤 낸 성명에서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끊겠다는 유럽의 확고한 의지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러 지원 중단을 우회 압박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EU는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의 제품을 수출해 국제사회의 제재 회피를 돕는다고 비판해 왔다. 실제 로이터 통신은 최근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중국산 엔진을 공업용 냉각기로 위장해 반입, 우크라이나 공격용 드론을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U 집행위원장의 강경한 발언으로 현재 논의 중인 19차 대(對)러시아 제재안에 러시아산 석유 제재를 위반한 중국 업체를 포함시킬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리창 총리에게 "중국의 영향력을 활용해 러시아가 살상을 멈추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이는 전 세계에 강력한 시그널을 보낼 것"이라고 요청했다. 

다만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무역 등 다른 현안에 대해서는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그녀는 "수출 통제나 시장 접근 제한, 과잉생산에 대한 유럽의 우려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면서도 "중국이 상호 이해의 정신으로 우리와 관여하려는 의지를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매체 신화통신은 리창 총리가 이날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만나 양측이 이견은 잠시 제쳐두고 합의점을 찾는다는 원칙을 견지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아울러 리창 총리는 EU가 무역·투자 시장 개방 약속을 지키고, 공정 경쟁과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준수하며, 경제·무역 문제의 정치화나 안보 개념의 과도한 확장을 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화통신은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에 대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연태웅 기자 abraham.yeon@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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