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T "일본과 비슷한 수준…항공기·증류주 등 일부 면제도"
- 8월 1일 상호관세 발효 앞두고 韓 포함 未합의 국가 압박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 회원국의 대미 수출 상품 대부분에 대해 미국이 15%의 관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놓고 양측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화물터미널./연합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 회원국의 대미 수출 상품 대부분에 대해 미국이 15%의 관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놓고 양측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화물터미널./연합

미국과 유럽연합(EU)이 EU산 수입품에 대해 1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무역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장을 개방하는 나라에만 관세를 내리고, 그렇지 않으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EU 회원국의 대미 수출 상품 대부분에 미국이 15%의 관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포함한 개괄적인 미국-EU 무역 합의안을 놓고 양측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도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1일부터 EU에 부과하겠다고 지난 12일 예고한 30%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15% 수준의 관세에 양측이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과 EU는 항공기, 증류주, 의료기기 등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면제에도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율 15%에 실제로 합의가 이뤄지면 전날 미국과 일본이 발표한 무역 합의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 소식통 2명은 미일 무역 협상 타결로 인해 EU가 받는 압박이 강해지면서 무역 전쟁을 피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부터 EU산 제품은 미국에서 기존 평균 4.8%의 관세에 더해 10%의 추가 관세(미국 명칭 '기본관세')를 적용받았다. 소식통들은 현재 합의에 근접한 협상안의 관세율 15%는 기존 관세를 포함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15%의 관세율은 사실상 '현상 유지'라는 것이다.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 개방에 동의하는 나라에만 관세를 내리고, 그렇지 않으면 훨씬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전날 미일 무역 합의 도출과 관련해 "일본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에 시장을 개방했다"며 이 같이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글에서 "나는 주요 국가들로 하여금 그들의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게 만들 수 있다면 항상 관세 수치를 양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것은 관세의 또 다른 위대한 힘"이라며 "그것이 없으면 각국이 개방하도록 만드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달 1일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와의 무역 합의를 발표하면서 시장 개방 성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시장 개방을 거부할 경우 기존에 발표한 상호관세율을 더 올릴 가능성까지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글은 각국의 비관세 장벽 철폐와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등의 양보를 압박하는 메시지다. 아울러 이는 미국과 아직 합의를 매듭짓지 않은 한국에게도 해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정구영 기자 cgy@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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