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와 EU 동의 없이 러우전 종전 논의 안 돼"
- "국경은 무력으로 변경돼선 안된다는 원칙 계속 고수"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진행될 러우전 종전 논의에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이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한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유럽 의회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진행될 러우전 종전 논의에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이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한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유럽 의회

오는 15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러우전) 종식이 주된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이를 위한 모든 논의에는 반드시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이 포함돼야 한다고 EU가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를 미러 양국 정상이 받아들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0일(현지시간) “미국은 러시아가 진지하게 협상에 나서게 할 수 있다. 미국과 러시아 간의 모든 합의에는 우크라이나와 EU가 포함돼야 한다.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와 유럽 전체의 안보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칼라스 대표는 또한 11일 유럽 외무장관 회의를 소집, 추가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칼라스 대표는 “국제법상 러시아가 일시적으로 점령한 모든 우크라이나 영토는 우크라이나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에 일부 영토를 넘기자는 미국의 제안을 거부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다. 그는 “이 합의가 우크라이나, 대서양 동맹,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또다른 침략의 발판이 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칼라스 대표의 성명은 우크라이나의 유럽 동맹국들이 지난 9일 발표한 공동성명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이날 유럽 동맹국 지도자들은 러우전 평화회담에는 우크라이나도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41개월간 이어진 러우전 종전을 위해 푸틴 대통령을 만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환영하면서도 러시아에 계속 압력을 가하고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동맹국 지도자들은 "국경은 무력으로 변경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계속 고수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협상은 정전 또는 적대 행위 감소를 위해서만 진행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노르딕 발틱 8개국 역시 10일 발표한 또다른 성명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며, 러시아에 “불법적 전쟁을 중단하라”는 압력을 가해야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노르딕 발틱 8개국은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아이슬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노르웨이, 스웨덴을 말한다.

미러 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질 협상 내용의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의 이익을 위한 일부 영토 교환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우크라이나가 현재 러시아에 점령된 광대한 영토를 양도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러시아는 러우전에서 점령한 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로지아, 헤르손 등 우크라이나 4개주는 물론 2014년에 합병한 크림반도까지 모두 자국 영토로 주장하고 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의 유럽 동맹국들은 “영토 교환은 러시아의 공세를 더욱 부추길 뿐”이라고 밝혔다.

NBC 뉴스는 고위 미국 관리와 이 문제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다른 세 사람의 말을 인용해 지난 9일 백악관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미러 정상회담에 초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이후 다른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장차 알래스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한 3자회담을 가질 의향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예정된 것은 푸틴 대통령이 요청한 대로 트럼프-푸틴 대통령 간의 양자회담 뿐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준비가 됐다고 밝힌 데 반해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을 전혀 밝히지 않았다./이동훈 기자 ldh@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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