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교 75주년 맞아 양국 관계 급속히 가까워지는 모양새
- 2016년 이후 교역 없어…이번 방북이 물꼬 틀 가능성도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내달 북한을 방문한다.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또럼 서기장의 방북은 18년 만에 처음이다. 복수의 베트남 관계자들에 따르면 럼 서기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의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최고지도자의 마지막 방북은 지난 2007년으로 당시 농득만 서기장이 3일간 방북했다. 이는 1957년 호찌민 주석 이후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첫 방북이었다. 지난 2019년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적도 있다. 당시 응우옌푸쫑 서기장과의 양자회담은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양국간의 관계가 급속히 가까워지는 모양새다. 올해는 양국 수교 75주년이기도 하다. 지난 9월에는 북한 정권 수립 77주년을 맞아 또럼 서기장과 르엉끄엉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며 "지난 77년간 중요한 성과들을 이룩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외교관계 설정 75돌이 되는 2025년을 '베트남-북한 친선의 해'로 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군사 교류도 활발하다. 지난 2024년 9월 베트남 국방부 대표단이 협력 강화의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방문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의 첫 번째 사진을 공개한 직후였다. 다만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의 국방 분석가 응우옌 테 푸옹은 “베트남이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조달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한 바 있다.
주북 베트남 대사관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5년간 중단됐던 양국 간 회의도 재개됐다. 최근 몇 년간 하위직 공무원들이 하노이와 평양에서 회동을 가진 것도 드러났다. 다만 베트남과 북한 두 나라는 현재 공산주의 체제를 공유하며 외교적으로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교역은 없는 상태라고 대사관은 밝혔다.
대사관에 따르면 베트남의 대북 교역 관련 공식 통계는 2016년이 최신이다. 당시 베트남은 300만 달러(약 42억원) 규모의 상품을 북한에 수출했는데, 이후 교역 통계가 없는 것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따른 대북제재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또럼 서기장의 방북을 계기로 양국간 교역이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입장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국제적 고립을 완화하고, 제한적 경제 채널을 확대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이번 또럼 서기장의 방북은 준비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양측의 공식 발표는 없는 상황이다. 또럼 서기장은 지난달 10∼13일 나흘간 한국을 국빈 방문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한국을 찾은 첫 외국 정상이기도 하다./연태웅 기자 abraham.yeon@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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