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순방 시진핑, 베트남서 40여개 협정
한중일 3국은 ‘문화 교류’ 확대로 협력 강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오른쪽)이 14일 하노이 소재 베트남 공산당 중앙당사에서 회담 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오른쪽)이 14일 하노이 소재 베트남 공산당 중앙당사에서 회담 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14일 베트남 등 동남아 3개국 순방에 나선 가운데 중국이 한중일 3국 간 문화외교 교류 확대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 포위전략에 맞서 중국이 주변국 끌어안기 전략으로 대응하면서 반미 외교에 총력전을 기울이는 모양새댜. 

15일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중국국제항공 전용기를 타고 베트남 하노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베트남은 아세안 국가 중 중국의 최대 무역국이며, 미국을 향한 중국 수출의 관문이기도 하다.

이번 베트남 방문에서 시 주석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명분으로, 철도 연결과 항공기 수출, 희토류 협력을 비롯해 총 40여 건의 협정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산 여객기 COMAC의 베트남 운항, AI·5G 협력 등 기술 분야에서도 손을 내밀며 '동남아 연결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이례적으로 르엉 끄엉 국가 주석이 공항에 직접 나가 시 주석을 맞이했다. 권력 서열 1위인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중국 관영매체 기고에서 “시 주석은 베트남의 진정한 동지이자 절친한 벗”이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베트남은 현재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을 차단하기 위해 원산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이 예고한 초고율 상호관세(최대 46%)를 피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중국은 밀착을 원하지만,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거리두기를 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같은 날 일본 도쿄에서는 한·중·일 3국이 공동 주최한 ‘2025~2026 한·중·일 문화교류의 해’ 개막식이 열렸다. 3국 청년들이 함께 디자인한 로고는 무궁화·모란·벚꽃이 함께 피는 모습을 형상화했으며, ‘문화로 공감하고 미래를 연다’는 메시지가 강조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 탈춤, 중국 경극, 일본 다도·아이누 전통무용이 공연되며 ‘전통의 외교’가 이뤄졌다. 이후 3국은 전통 공연, 청년 미술교류, 바둑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동 추진할 예정이다.

한중일은 지난달 하순 이후 외교장관 회의, 통상장관 회의, 문화교류의 해 개막식 행사 등을 잇따라 열며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3국이 협력을 강화한다는 분석도 나온다./김명성 기자 kms@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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