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 기업 진출 원하는 고속철·원전 분야서 협력 강화
- 이 대통령, "韓 기업에 대한 베트남 정부 지원 요망"

르엉 끄엉 베트남 주석과 전화통화 중인 이재명 대통령./연합
르엉 끄엉 베트남 주석과 전화통화 중인 이재명 대통령./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첫 통화를 가졌다.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약 25분간 진행된 이번 통화에서 끄엉 주석은 "이 대통령이 재임 기간 많은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1992년 수교 이후 눈부시게 발전해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앞으로도 양국의 포괄적전략동반자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도록 끄엉 주석과 긴밀히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끄엉 주석은 "베트남의 경제 발전 및 고도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 신뢰할 수 있는 핵심 파트너인 한국과의 관계 강화를 희망한다"며 "이를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특히 두 정상은 고속철도와 원자력 발전소 등 전략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확대·심화하기로 했다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베트남은 현재 수도 하노이와 최대 도시 호치민을 연결하는 1500km 길이의 남북고속철도를 2035년 완공을 목표로 계획 중이다. 사업비는 무려 약 100조원에 달한다. 이를 위해 세계 각국의 고속철도 중 비용과 기술 이전 가능성이 뛰어난 것을 선정 및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한국도 2024년 7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한국 민·관 합동지원단을 베트남에 파견, 응우옌 쑤언 상 베트남 교통운송부 차관을 만나 한국의 참여 의사를 밝혔다. 또한 합동지원단은 2025년 1단계 사업이 구체화하기 전 고속철도 기술의 베트남 이전, 한국 기업·기관의 참여 방안 등을 포함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필요성을 논의했다.

해당 사업의 계약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계약자 선정을 놓고 우리나라 외에도 일본, 프랑스, 중국은 물론 베트남 현지 기업까지 뛰어들어 각축전 중이다.

베트남은 아직 원자력 발전소가 없다. 하지만 연평균 12~14%의 전력 수요 증가율을 보여 전력난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닌투언 성에 원자력 발전소 4기를 늦어도 2035년까지는 건설할 예정이다. 총 발전 용량은 최대 4.8GW, 사업비는 220억 달러(약 31조원)에 달한다.

러시아와 일본이 우선협상권을 갖고 있으나,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전통적인 파트너 외에도 다른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다"며 협력국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한국전력공사(KEPCO), 포스코인터내셔널,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에너빌리티 등 한국 주요 기업들이 관련 분야에서 협력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 한국 측은 관련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베트남 정부 기관 및 현지 기업들과의 실무 협의 중이다. 한국 기업들은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다면 원자력이 양국 간 에너지 전략 협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통령 역시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베트남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고 끄엉 주석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끄엉 주석은 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초청 의사를 밝혔고, 이에 이 대통령은 베트남을 방문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깊이 있는 논의를 고대한다면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한 양국 고위급 교류도 활발히 해 나가자고 밝혔다./이동훈 기자 ldh@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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