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북한, 등 26개 사회주의권 국가 위주 참석
- 싱가포르 등 친중 국가도 불참... 영향력 과시 한계

다음 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 열병식을 앞두고 인도, 브라질 등 자유 진영과 주요 신흥경제국 정상들의 대거 불참이 눈에 띄고 있다. 브릭스 핵심 회원국인 인도와 브라질, 남아공의 불참으로 베이징 반미연대 구상은 차질을 빚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훙레이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는 “시진핑 주석 초청으로 26개국 정상 및 정부 수뇌가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베트남, 라오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몽골,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일부 국가 정상만 이름을 올렸다. 서방 국가 정상은 슬로바키아와 세르비아 두 명뿐이다.
반면 브릭스(BRICS) 핵심국인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은 모두 불참을 결정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브라질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모두 무역 문제 등 현안에서 미국과 갈등을 겪었음에도 전승절 참석을 피했다.
모디 총리의 경우 인도가 쿼드 회원국이라는 점과 29~30일 일본 방문 계획까지 고려해 불참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로런스 웡 총리도 전승절에 참석하지 않는다.
중국은 이번 열병식을 앞두고 태평양전쟁 당시 중국군을 지원한 미 공군 ‘플라잉 타이거스’ 활약, 영국군 포로 구조 실화를 다룬 영화 개봉 등으로 과거 서방과 협력한 항일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핵심 안보 파트너국인 G7과 쿼드 국가 정상은 모두 참석하지 않아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 과시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번 열병식은 북·중·러 정상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세를 과시하는 장이 될 전망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브릭스 대부분과 자유 진영 정상들의 불참으로 ‘반서방 연대’ 구상에 차질을 빚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의도와 달리, 국제사회에서는 각국이 상황에 따라 선택적 실용 외교를 표방하며 전승절 참여를 조심스러워한 셈이다.
다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병식에 참석하면서 한미일 공조에 대응한 북중러 연대의 과시는 가능해졌다. 김정은의 첫 다자외교 무대인만큼 국내외 언론의 관심도 뜨거울 전망이다. 중국 입장에선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주연 기@sand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