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산권 및 동남아시아 국가 상대 첫 수출 사례
- 세계 자주포 시장 '베스트셀러'…점유율 52%

 

이번에 베트남 수출이 성사된 한국제 K-9 자주포./한화디펜스
이번에 베트남 수출이 성사된 한국제 K-9 자주포./한화디펜스

베트남에 국산 자주포 K-9을 수출하는 계약이 성사됐다. 1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는 K-9 자주포 20문을 2억5000만 달러(약 3500억원)에 정부 간(G2G) 거래로 베트남에 공급하는 계약이 체결됐다.

이로써 베트남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 11번째 K-9 운용국이 됐다. 그밖의 K-9 운용국으로는 튀르키예, 폴란드, 핀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이집트, 인도, 호주, 루마니아가 있다.

이번 수출은 여러 모로 뜻 깊다. 중국 남쪽에 위치한 베트남은 과거 베트남 전쟁을 치르면서 한국과도 포화를 교환한 적국이었다. 그리고 냉전이 종식돼 시장경제를 도입한 현재까지도 정치는 여전히 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공산국가다. 이번의 K-9 수출은 한국제 무기가 공산국가에 판매된 첫 사례가 된다. 물론 과거에도 한국은 베트남에 퇴역 초계함을 무상 공여한 적은 있지만 돈을 받고 판매하지는 않았다.

이는 또한 K-9의 첫 동남아시아 진출이기도 하다. 스프래틀리 군도(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등을 놓고 중국과 영토 분쟁 중인 베트남은 국제 방산시장에서 성능이 입증된 한국산 K-9 도입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K-9 자주포는 세계 자주포 시장의 베스트셀러로 유명하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000∼2017년 세계 자주포 수출 시장에서 K-9이 527문 팔려 점유율 48%였다고 집계한 바 있다. 독일 PzH2000(189문), 프랑스 세자르(175문), 중국 PLZ-45(128문)를 합친 것보다 많다. 국내 방산업계는 2000년대 155㎜ 자주포 시장에서 K-9의 수출 점유율을 52%로 분석했다.

K-9의 주요 인기 원인은 가성비로 꼽힌다. 실전에서 검증된 성능, 그러면서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 신속한 공급과 원활한 후속 지원 등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K-9은 연평도 포격전 등에서 활약하며 실전 성능도 잘 알려졌다. 또 한국군용으로 대량 생산하게 되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도 누리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K-9의 수출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페리컬 인사이트’는 K-9과 같은 자주포를 포함한 세계 곡사포 시장 규모를 2023년 330억 달러에서 2033년에는 788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 업체는 핵심 제조사 목록을 제시하면서 K-9을 만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가장 먼저 언급하기도 했다./이동훈 기자 ldh@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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