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마스, 적십자 통해 7명 인도…나머지는 순차적 석방
- 하마스 보안군·유력 부족 두그무시 교전…27명 사망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대기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들./로이터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대기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들./로이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끌려갔던 이스라엘 인질 중 마지막 생존자들이 순차적으로 풀려나기 시작했다. 반면 가자지구 남부에선 하마스 보안군과 유력 부족인 두그무시 가문이 교전해 최소 27명이 사망했다. 가자지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문 중 하나인 두그무시 가문은 과거에도 하마스와 여러 차례 충돌한 바 있다.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휴전 합의에 따라 이날 하마스가 석방 대상 생존 인질 20명 중 첫 7명을 적십자에 인도했다고 밝혔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 이들을 납치한 지 737일 만이다. 풀려난 인질들은 일단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상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적십자가 인질들을 이스라엘 보안군에 인도하면 군은 이들을 이스라엘로 이송, 가족과 상봉시킨 뒤 헬리콥터로 국내 병원으로 옮길 계획이다. 이스라엘군(IDF)은 성명에서 "가자지구 북부의 인도 지점에서 인질 여러 명이 인계될 예정"이라며 "군은 앞으로 추가로 적십자에 인도될 예정인 인질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석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 구상에 따라 지난 10일 발효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합의 1단계에 따라 이뤄졌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급습 과정에서 모두 251명을 납치했다. 이들 중 최근까지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은 생존자 20명과 사망 인질의 유해를 포함해 48명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지지구 내부에서는 하마스 보안군과 유력 부족 사이의 교전이 벌어져 하마스 보안군 8명, 두그무시 부족 19명이 사망했다.

이번 충돌은 이스라엘군 철수 이후 가자지구에서 가장 격렬한 내부 충돌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이전 10월 초에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하마스와 알 무자이다 일족 간 충돌로 다수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교전은 11일(현지시간) 텔 알하와 일대에서 하마스 병력 300여명이 두그무시 거주 지역을 급습하면서 촉발됐으며, 총격전으로 인해 수십 가구의 주민이 대피했다. BBC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번엔 이스라엘이 아니라 동족을 피해 도망친 것”이라고 밝혔다.

두그무시 가문은 가자지구에서 영향력이 큰 가문으로 하마스와 오랜 갈등을 이어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예루살렘 포스트에 따르면 두그무시 일족 중 한 명은 하마스 무장 세력의 고위 지휘관인 이마드 아켈의 아들로 현재 하마스 군사정보기관을 이끌고 있다.

충돌 원인을 놓고 양측은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하마스 내무부는 “두그무시 무장대가 먼저 보안군을 살해·부상시켰다”고 했고, 두그무시 측은 “하마스가 옛 요르단 병원 건물을 새 기지로 장악하려 무력을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실제 하마스는 최근 이스라엘군 철수 지역의 통제권 회복을 위해 대원 7000명에 대한 소집령을 내리는 등 치안 재정비에 나선 상황이다. 팔레스타인 전문 언론인 칼레드 아부 토아메는 “휴전 발효 이후 하마스가 협력자·반하마스 용의자 수십 명을 체포했으며, 일부는 처형될 수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하마스는 지난 12일에도 경쟁 세력에 48시간 내 무장 해제를 요구했다. 하지만 라파 일대를 장악한 인민군(야세르 아부 샤바브 지휘)은 “영토 방어를 계속하겠다”며 거부했다. 이처럼 가지지구 내 무력 충돌이 지속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 이행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연태웅 기자 abraham.yeon@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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