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정상회담은 의전이 간소화 된 실무 중심 형식
- 美 싱크탱크 ‘실무급’ 규정, 언론은 조선협력도 불신

공항 의전은 외교의 격을 보여주는 첫 장면이다. 미국은 국빈 방문이나 공식 정상 방문의 경우 의전장이 직접 공항에 나와 영접하는 것이 관례다. 그런데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에서는 의전 책임자조차 배석하지 않았다. 정가에서는 미 측이 이번 방문을 ‘최저 수준의 의전’으로 격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와 로이터통신도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를 ‘실무급 회담(working-level meeting)'으로 지칭했다. 이는 외교 의전상 국가원수 방문 중 가장 낮은 단계이다.
미국은 해외 정상의 방문 유형에 따라 의전과 지원, 그리고 비용이 달라진다. 미국이란 국가 자체가 초청하는 국빈 방문은 백악관 영빈관(Blair House) 숙박, 의장대 사열과 국빈 만찬, 그리고 의회 합동연설이 수반된다. 비용도 미국이 부담한다.
공식 방문은 미국 대통령이 초청하는 것으로 회의와 오찬, 그리고 영빈관 숙박 등이 포함된다. 역시 비용은 미국에서 부담한다.
공식 실무 방문(Official Working Visit)은 미국 대통령이 초청하는 것이지만 실무협의 중심으로 공식 만찬이 없고, 영빈관 등 숙소를 제공하지 않을 수 있으며, 호텔 숙박과 식사 등 일부 비용도 상대국이 부담한다.
이에 반해 실무급 회담(Working-level Meeting)은 미국 대통령이나 고위 관료의 ‘비공식 성격’의 초청으로 사실상 전액 자비 부담이다. 미국은 의전과 지원 범위를 제한적으로 제공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방문 역시 이러한 실무급 회담에 가깝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숙박의 경우 이재명 대통령은 워싱턴 호텔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모두 첫 회담에서는 영빈관에서 묵었던 사례와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또한, 폴란드 언론 에 따르면 7일 뒤 방미하는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영빈관에 초대됐다고 한다.


트럼프타워와 마라라고 등 호텔·리조트 사업으로 수십년간 비즈니스 전문가로 살아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이력에 비춰 이 같은 상황은 미국 정가가 이번 회담을 바라보는 시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말이 나온다.
한편, 이번 이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4일 이신형 서울대 조선학과 교수를 인용해 “마스가(MASGA) 협력에 대한 장밋빛 꿈을 갖는 것은 섣부르다”고 지적했다. 폭스 뉴스는 최근 한국 정부의 대북 유화정책 등을 주요 포커스로 삼고 보도하고 있으며, 미국 의회 전문 매체 더 힐은 노골적으로 “반미주의자 이재명 대통령의 방문”이라는 타이틀로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 싱크탱크와 언론 등의 부정적 시각은 이번 한미회담의 성격과 결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연태웅 기자 abraham.yeon@sand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