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타임지 인터뷰 통해 협상 뒷이야기 밝혀
- 안미경중... 전통적 공식으로 돌아갈 수 없어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지에 실린 이재명 대통령 사진/타임지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지에 실린 이재명 대통령 사진/타임지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제시한 3500억 달러 대미투자안을 그대로 동의했다면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과도한 요구에 맞서 “거기에 동의했다간 내가 탄핵될 판이었다”며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이날 공개한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 막전막후의 긴박했던 협상 상황을 일부 털어놨다고 전했다. 회담 직전까지 미국 측이 투자와 협력 조건을 압박하자, 이 대통령은 “만약 내가 거기에 동의했다면 국내 정치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며 협상팀에 대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타임지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은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졌지만, 당시 미국의 요구는 매우 엄격했다”고 했다.

타임지는 또 “세계관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유대 형성이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사람들에게 기억될 업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 강한 열망이 있다는 점에서 통한다”며 “나는 소년공 출신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한 기업가지만 비주류의 길을 걸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겉으로는 예측 불가능해 보이지만 사실 매우 성과 지향적이고 현실적인 인물”이라며 “결국 패자로 보이는 결론을 원치 않기 때문에 비합리적인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단계적 접근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1994년 중유·경수로 지원을 조건으로 핵 동결에 합의했던 사례가 있다”며 “동결-감축-비핵화의 3단계 협상을 통해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공감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압박만 지속하면 북한은 더 많은 폭탄을 만들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고, 일정 부분 보상을 해주면서 군축을 거쳐 장기적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중 관계에 대한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전통적 공식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는 한미동맹에 기반하지만, 중국과의 지리·경제적 관계를 무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적정 수준에서 관계를 관리해야 하고, 서구 세계도 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김명성 기자 kms@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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