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 나토 가입 저지, 친러 정부 수립, 점령지 유지 목표
- 목표 달성하지 못한 채 전쟁 종결될 가능성 점쳐지고 있어

 

다음주 러우전의 향방을 놓고 미러 정상회담이 열린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회담에서 러시아 전쟁 목표를 어떻게든 관철시키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연합 
다음주 러우전의 향방을 놓고 미러 정상회담이 열린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회담에서 러시아 전쟁 목표를 어떻게든 관철시키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공식화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7일 푸틴 대통령이 이 회담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러우전) 목표 달성을 위한 결정적 기회라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러시아의 주된 전쟁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저지 △우크라이나 내 서방 군사 인프라 구축 차단 △친러 성향 정부 수립 △현 러시아 점령지 유지 등이다.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괴뢰국이자 유사시 유럽의 침공을 막아 줄 안전지대로 만들어 안보 위협을 없애겠다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하지만 전쟁의 또 다른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이런 목표에 동의하지 않는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까지 참가하는 3자회담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엄연한 주권 국가인 우크라이나가 자신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미국과 러시아가 임의대로 정한 휴전 또는 종전안에 동의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배후에는 러시아의 확장을 원하지 않는 유럽 국가들의 지원이 있다.

러우전 초기 러시아의 전쟁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탈(脫)나치화, 나토 확장 저지였다. 이 목표들은 모두 실패했다. 이후 축소한 현재의 전쟁 목표도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19%)의 점령을 제외하면 아직 제대로 이룬 것은 없다. 그리고 그 대가로 막대한 인적, 물적 손실과 국제적 고립을 당하고 있다.

영국 BBC는 지난달 27일 이 전쟁에서 발생한 러시아측 전사자만 12만명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후보 시절 “당선만 시켜주면 24시간 내로 러우전을 끝내겠다”고까지 의지를 밝힌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를 무기로 전쟁 종결을 강하게 종용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가 전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로 전쟁이 종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리고 그 경우 지난 4반세기간 러시아를 통치해 온 푸틴 대통령의 운명에 대해서도 분석과 예측이 나오고 있다.

가장 타당성 높은 설(說)은 러우전 전쟁 목표 달성 실패가 푸틴 대통령의 권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을 위대한 러시아를 부활시킬 지도자로 선전, 국내의 지지를 이어왔다. 그러나 러우전 전쟁 목표 달성 실패는 푸틴 대통령의 무능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 국민들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 이는 최악의 경우 푸틴 대통령의 실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푸틴 대통령의 약화는 러시아 지도층 내부의 지배권 다툼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 전쟁을 무기한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전쟁 목표가 달성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작은 승리를 크게 포장해 발표하고, 러시아 국내 반전 여론을 가혹하게 탄압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조치는 러시아와 서방 간의 거리를 벌리고, 중국, 이란, 북한 등의 권위주의 국가들과의 연대는 강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러시아 지도층 일부에 실패의 책임을 전가해 숙청을 실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러시아 지도층의 지지가 이탈하고, 누적되는 전쟁 피해로 국민 전반의 지지마저 이탈한다면 푸틴 대통령의 권력 약화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정치학자 예카테리나 슐만은 푸틴 대통령이 러우전을 일으킨 숨은 동기 중 하나로 2024년 러시아 대통령 선거를 꼽았다. 대선에 승리하기 위해 러시아 국민들에게 확실한 지지를 얻을 사건이 필요했고, 그 때문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를 단숨에 굴복시켜 자신과 러시아의 힘을 과시하고 확장시키면 대선에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반격력과 우방국의 지원 능력은 러시아의 계산보다는 훨씬 높았다. 부정선거 주장도 컸지만 아무튼 푸틴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서는 승리,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가 약속했던 ‘더욱 강대한 러시아’가 실현되지 않은 채로 전쟁이 끝난 후에도 연임을 계속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이동훈 기자 ldh@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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