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도 끝장났다’ 트럼프 … 美 B-2, 벙커버스터 6발 투하
- 중동, 확전과 종전 사이 중대 기로… 韓정부 ‘NSC소집 대응

미국의 B-2스텔스 폭격기/연합뉴스 
미국의 B-2스텔스 폭격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각) “이란의 핵심 시설 3곳에 대한 정밀 군사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로써 이스라엘-이란 간 군사 충돌이 미국의 직접 개입으로 확전 국면에 접어들면서 중동 정세가 극적으로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미국 공군이 이란 포르도(Fordow), 나탄즈(Natanz), 이스파한(Isfahan)의 핵시설을 정밀 타격했다”며 “포르도는 끝장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모든 항공기는 임무를 마치고 무사 귀환 중이며 우리는 완벽한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의 공격은 지난 12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9일 만에 단행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군사 작전 카드’를 꺼내든 것은 이틀 전 “향후 2주 내 최종 결정하겠다”는 발언을 뒤집은 것이다.

특히 이번 작전에는 지하 핵시설 파괴를 목적으로 개발된 ‘GBU-57 벙커버스터’ 6발이 투하됐으며 이를 실은 B-2 스텔스 폭격기가 작전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CBS, 폭스뉴스 등은 미국이 이번 작전에서 토마호크 미사일 30여발도 추가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 베드민스터에서 워싱턴DC 백악관으로 복귀한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했으며, 그 자리에서 작전 승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들은 “이란과의 외교적 창구가 사실상 닫히자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은 작전 이후 외교 경로를 통해 “이번 작전은 계획된 일회성 공격이며, 이란의 정권 교체는 미국의 목표가 아니다”라는 점을 전달했다고 CBS는 전했다.

이란은 이미 미국의 개입 시 ‘미국 본토와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향한 보복 공격’을 예고한 상태다. 미국의 직접 개입이 현실화되면서, 향후 이란의 대응 수위에 따라 중동 전체가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란이 선택할 수 있는 대응은 광범위하다”며 “걸프 해협 내 유조선 공격이나 이라크·시리아 주둔 미군에 대한 직접 보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어느 군대도 이 같은 작전을 수행할 수 없다”며 “이제는 평화의 시간”이라고 선언했지만 미국 내에서는 ‘외국 분쟁 불개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트럼프가 스스로 그 약속을 깼다는 비판도 고개를 들고 있다.

보수 논객 터커 칼슨과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 스티브 배넌 등 트럼프 지지 기반 내 일각에서는 “미국의 군사 개입은 깊은 함정이 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 22일 오전 11시,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예고했다. 그는 연설 예고 글에서 “이란은 이제 이 전쟁을 끝내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며 “이는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세계를 위한 역사적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작전이 향후 중동 정세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이란의 선택이 향후 전면전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극적인 협상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될지를 가늠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김명성 기자 kms@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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