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 정권 붕괴 4개월 만… 외교장관 직접 다마스쿠스 방문
쿠바 이어 시리아까지… 한국, 유엔 191개국과 수교 마무리

조태용 외교부 장관이 10일 시리아의 수도 디마스쿠에서 아스아드 알-샤이바니 시리아 외교 장관과 '한-시리아 외교관계 수립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외교부 
조태용 외교부 장관이 10일 시리아의 수도 디마스쿠에서 아스아드 알-샤이바니 시리아 외교 장관과 '한-시리아 외교관계 수립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외교부 

한국 정부가 시리아 정부와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쿠바에 이어 북한의 전통 혈맹국과 잇따라 수교하며 북한 외교의 고립이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외교부는 10일(현지시간) 조태열 장관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아스아드 알-샤이바니 시리아 외교장관과 ‘한·시리아 외교관계 수립 공동성명’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시리아는 54년간 집권했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지난해 말 무너지고 반군 주도의 과도정부가 출범한 뒤 새 정부를 구성한 상태다.

한국이 시리아와 수교함에 따라, 북한을 제외한 유엔 191개국과 모두 외교관계를 맺게 됐다. 교황청, 니우에, 쿡아일랜드 등 유엔 비회원국까지 포함하면 수교국은 194개국으로 늘었다.

앞서 한국은 지난해 2월 쿠바와 수교한 바 있다. 쿠바와 시리아 모두 북한과 오랜 기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대표적인 사회주의 우방국이다. 정부 당국자는 “한국의 외교적 지평 확대인 동시에, 북한으로선 외교 기반이 하나둘씩 붕괴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 장관은 시리아 외교장관과의 공동성명 서명 직후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 방향에 대해 협의했다. 조 장관은 “시리아의 안정과 번영은 중동 및 국제사회의 평화에 중요하다”며 “한국은 시리아 재건 과정에서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의약품과 의료기기, 쌀 등 인도적 지원도 제공할 계획이다.

시리아 측도 한국과의 협력을 기대했다. 알-샤이바니 외교장관은 한국의 인도적 지원과 제재 완화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으며, 시리아 재건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아메드 알샤라 과도정부 임시대통령도 예방했다. 조 장관은 “포용적 정치, 극단주의 청산, 화학무기 제거 등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할 경우 시리아 재건이 속도를 낼 수 있다”며 “한국도 이에 필요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반군단체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이끌고 지난해 12월 아사드 정권을 축출하고 권력을 잡은 인물이다. 그는 한국과의 수교를 환영하며 “한국의 지지는 새로운 시리아의 출발에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는 “이번 수교는 지난 2월 초 한국 대표단이 시리아를 방문해 수교 의사를 타진한 뒤 두 달여 만에 신속히 성사됐다”고 밝혔다. 시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 외교관들은 아사드 정권 몰락 이후 전원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김명성 기자 kms@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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