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바이든과는 반대로 중동 주둔 미군 증강 추진
- 세계 미군 배치 변경 가시화…주한미군 감축할 가능성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발사 장면. 주한미군의 패트리어트 중 1개 포대 이상이 중동으로 이전 배치될 계획이다./미 육군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발사 장면. 주한미군의 패트리어트 중 1개 포대 이상이 중동으로 이전 배치될 계획이다./미 육군 

주한미군의 방공 체계인 패트리어트 미사일 일부가 중동으로 순환 배치된다. 4일 군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중 최소 1개 포대를 중동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에 합의했다.

패트리어트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중·저고도에서 요격하는 미사일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함께 북한 미사일을 막아내는 역할을 맡고 있다. 주한미군의 패트리어트를 중동으로 이전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의 사드는 이번 이전 논의에서 제외됐다.

이번 패트리어트 이전 배치는 최근 예멘 후티 반군 격멸을 위한 중동 주둔 미군 전력 증강과 관련돼 있다. 미 NBC 방송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이 중동 주둔 미군을 증강, 전 세계적 방위 태세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승인한 아시아 주둔 패트리어트 2개 포대의 중동 배치, 그리고 사드 재배치 계획 등이 포함돼 있다. 현재 미국 이외에 사드가 배치된 나라는 한국, 이스라엘, UAE, 루마니아 등이다.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아 홍해와 아덴만 해상의 미국 함정 및 민간 선박에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가하고 있다. 미국은 이는 물론 이란과 후티 반군이 바브 알 만다브 해협, 호르무즈 해협 등의 주요 해상 교통로를 봉쇄하는 사태도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은 미사일 방위 부대는 물론 육해공군 부대를 해당 지역에 전진 배치, 신속 대응 능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이들 미군 부대들은 대테러 작전, 해상 보안, 억제 작전, 동맹국을 위한 교육훈련과 정보 제공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중동 지역 미군을 감축하려고 했던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과는 정반대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주한미군 역할 조정 주장을 감안, 이번 패트리어트 이전 배치를 주한미군 운용 방식 변화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지난달 29일 보도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2월 중순 미국 국방부 내에 배포한 ‘임시 국방 전략 지침’을 통해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 억제와 미국 본토 방어를 최우선으로 하고, 북한과 러시아 등의 다른 위협 억제는 동맹국이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다른 곳에서 발생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주한미군을 뺄 수도 있다는 것이다./이동훈 기자 ldh@sandtimes.co.kr

 

저작권자 © 샌드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