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유사시 발언이 불씨…中 “불장난 말라” 강경 대응
- 中, 일본 방문 자제 권고까지… 강경 대응 수위 높여

지난달 31일 경주 APEC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경주 APEC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과 일본 간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 외무성 고위 당국자가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외교 채널을 통해 불씨를 조기에 차단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17일부터 중국을 방문해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시아국장과 회담을 진행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가나이 국장이 다카이치 총리 발언과 이를 비판한 쉐젠 오사카 주재 중국 총영사의 SNS 글을 둘러싼 양국 간 대립을 진정시키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교도통신 역시 “가나이 국장이 18일 중국 측과 공식 회담을 갖는다”며 “다카이치 총리의 국회 답변이 일본 정부 입장에서 변한 것이 없다는 점을 재차 설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의 반발 수위가 이미 상당히 높아진 만큼, 이번 방중이 단기간에 사태 수습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 갈등은 다카이치 총리가 이달 7일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일본이 전함을 이용한 무력행사에 나설 경우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발단이 됐다.

‘존립위기 사태’는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적 요건에 해당한다. 사실상 일본이 대만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이 중국 측 반발을 키웠다.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9일 SNS에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는 과격한 표현을 사용해 일본을 비난했고,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로 불장난하지 말라. 불장난하는 자는 스스로 불타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긴장감은 지난 14일 중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일본 방문 자제를 권고하면서 한층 고조됐다. 사실상 경제적·사회적 압박을 동반한 ‘실력행사’로 풀이된다. 일본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가나이 국장의 방중은 양국 간 갈등이 외교적 통제선을 넘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일본 정부의 긴급 대응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중국 내부 여론과 외교 수사가 이미 강경 기조를 보이고 있어, 이번 회담이 구체적 냉각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이주연 기자 lgy25@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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