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중도파, 셧다운 사태 끝내기 위한 방향으로 선회
-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은 이번 합의안 포함되지 않아

 

미국 상원에서 공화당은 9일(현지시간)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과 함께 예산안 처리를 위한 첫 단계인 '절차 표결'을 가결시켰다./연합
미국 상원에서 공화당은 9일(현지시간)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과 함께 예산안 처리를 위한 첫 단계인 '절차 표결'을 가결시켰다./연합

지난 9일(현지시간)부로 40일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조만간 종료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상원의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이 셧다운 사태를 끝내기 위한 예산안에 찬성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과 민주당 중도파의 타협안을 수용하겠다는 방침을 피력했다.

연방정부 셧다운은 기한 내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가 불발되면서 일부 정부 프로그램과 공무원 급여를 위한 재정 지원이 끊김에 따라 정부의 기능이 일부 중단되는 사태다. 지난 9월 30일까지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치 속에 예산안 처리가 불발되면서 10월 1일부터 약 7년 만의 셧다운 사태가 발생했고, 지난 5일부로 종전 최장(35일) 기록을 뛰어 넘은 뒤 역대 최장 셧다운 기록을 매일 갈아치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주(駐)인도 미국대사 취임 선서식에서 '상원에서 진행 중인 셧다운 합의안을 수용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그렇다"며 "아주 빠르게 나라를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상원에서 공화당은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과 함께 예산안 처리를 위한 첫 단계인 '절차 표결'을 찬성 60표, 반대 40표로 가결시켰다. 공화당 53명, 민주당 47명(민주당 성향 무소속 포함)인 상원 구성을 감안하면 상당수 민주당 이탈표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며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정족수인 찬성 60표가 확보된 것이다.

찬성으로 돌아선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은 셧다운 장기화로 저소득층을 위한 영양보충지원프로그램(SNAP) 집행과 전국 공항 운영 등이 차질을 빚자 셧다운 종료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내 상당수가 여전히 대여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민주당 내 중도파 의원 중 일부가 공화당과의 타협안에 동의하면서 셧다운 종결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된 것이다.

공화당 의원들과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이 합의한 예산안은 2026회계연도(내년 9월 말까지) 연간 예산안 가운데 초당적 합의가 이뤄진 부처 예산안을 추린 3건의 지출 법안, 그리고 내년 1월 30일까지의 임시예산안을 묶은 패키지다.

다만 셧다운 종결 동의를 위한 민주당의 핵심 요구 사항인 건강보험개혁법(ACA·오바마케어) 보조금(연말 폐지 예정) 연장은 이번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셧다운 사태가 종결될 경우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법안에 대한 표결을 12월 둘째 주까지 실시하겠다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안에 대해 "매우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감옥에서 풀려나거나 갱단, 마약상 같은 사람들에게 1조5000억 달러를 퍼주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길 원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보건의료 시스템을 해치는 일"이라며 오바마케어를 거듭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종료 이후 미국의 항공 관제 시스템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면서 "우리는 2∼3주 안에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항공 교통 관제 시스템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에서 예산안 등이 최종 통과되면 이후 하원 표결과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정식으로 발효되는데,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을 끝내기 위한 예산안은 절차 표결을 거쳐 이날 상원 문턱을 넘었다. 상원은 이날 밤 열린 본회의에서 연방정부 예산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해 찬성 60표, 반대 40표로 가결했다. 남은 하원의 표결도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통과가 예상된다./박동혁 기자 pdh@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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