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지시 엿새 만에 테스트…핵탄두 장착 가능
- 푸틴 "미국이 핵무기 시험한다면 러시아도 할 것"

 

미군은 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실탄두를 장착하지 않은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연합
미군은 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실탄두를 장착하지 않은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연합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미니트맨3'의 시험 발사를 했다. 이에 대응하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무기 시험 준비에 관한 제안서 제출을 지시했다. 핵무기 시험을 둘러싼 미러의 행보가 심상치 않은 것이다.

미군은 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실탄두를 장착하지 않은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이번 시험이 미국 ICBM 시스템의 지속적인 신뢰성, 작전준비 태세, 정확성을 평가하기 위함이었으며, 미니트맨3의 재진입 비행체는 약 4200마일(6759km)을 날아 마셜제도의 로널드 레이건 탄도미사일방어 시험장에 떨어졌다고 소개했다.

사거리 9600㎞에 이르는 미니트맨3는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국의 전략 무기체계다. 근래의 미니트맨3 시험 발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3년 11월에 있었다. 당시 발사는 '이상'이 발생함으로써 중단됐다고 발표됐는데,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비행 중 이상이 발생해 폭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시험 발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한국시간) 미중 정상회담 직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도 핵무기 시험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뒤 이뤄진 테스트였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미니트맨3와 같은 ICBM은 전략 폭격기, 핵잠수함과 더불어 미국의 3대 핵무기 투발 수단으로 미국 핵 억제력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이번 시험 발사는 '광의의 핵무기 테스트'로 간주할 여지가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핵무기 시험 재개' 언급 때 많은 사람이 연상한 '핵무기 폭발 시험'과는 차원이 다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가안보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무기 시험 재개 발표를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외무부, 국방부, 특수부대와 관련 민간기관에 핵무기 시험 준비에 관한 제안서 제출을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따른 의무를 엄격하게 준수해왔다면서도 미국이나 다른 핵보유국이 핵무기를 시험한다면 러시아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최근 미국의 발언과 행동을 볼 때 "전면적인 핵실험에 즉시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북부 북극해에 있는 노바야제믈랴 제도의 북극 시험장에서 핵무기를 단기간에 시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박동혁 기자 pdh@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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