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첨단 칩은 미국 외에는 누구도 갖지 못하게 할 것" 발언
- 블랙웰 韓 공급 공개 당일…업계·전문가 "중국 겨냥한 것"

 

지난 4월 30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에 대한 투자’ 관련 행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연합 
지난 4월 30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에 대한 투자’ 관련 행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반도체 '블랙웰'을 다른 나라에 주지 않겠다고 말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국내 주요 기업들에게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최신 칩 26만장을 우선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이와 배치되는 주장을 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을 겨냥한 것인 만큼 국내에서 과도하게 연관지어 해석하며 혼선을 빚을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가 한국에 GPU 26만장을 공급한다는 사실이 공개된 당일 CBS '60분' 인터뷰를 통해 "최첨단 칩은 미국 외에는 누구도 갖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 한국 공급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31일 사전 녹화한 뒤 이달 2일(현지시간) 방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대통령 전용기 내에서도 엔비디아의 블랙웰을 중국 등 다른 나라에 공급할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막 나온 새 블랙웰은 다른 모든 반도체보다 10년 앞서 있다"며 "우리는 다른 사람(국가)들에게 그것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아 국내 주요 기업에 GPU 26만장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수치에는 최신 'GB200 그레이스 블랙웰'과 일부 'RTX 6000 시리즈'가 포함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단비 같은 소식이 발표된 당일 블랙웰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파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되는 만큼 혼란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CBS 인터뷰 발언은 "엔비디아 최첨단 칩의 중국 판매를 허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전용기에서 발언한 것 또한 '중국 등'에 공급할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언급됐던 내용이다.

전문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중국 견제용'으로 해석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 수출 제한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며 "엔비디아 입장에선 한국과의 협력 관계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송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도 트럼프 대통령과 젠슨 황 CEO 간 발언이 상반되는 이유로 견제 대상을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는 중국 견제이지, 엔비디아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박동혁 기자 pdh@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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