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희토류 문제 전부 해결”…관세 10%포인트 인하 결정
- 트럼프 내년 4월 중국 방문할 계획 ...이후 시진핑 주석 미국 방문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1년간 유예하고, 펜타닐의 미국 유입 차단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중국에 부과해온 관세를 10%포인트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부산 김해공군기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마친 뒤 귀국길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열린 약식 기자회견에서 “희토류는 전부 해결됐다”며 “그 장애물은 이제 없어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으며 이후에도 매년 연장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확대 정상회담에 배석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우리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에 집중했고 중국은 공급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 방침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희토류는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로, 중국은 전 세계 공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합의는 공급망 불안 완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펜타닐 전구물질을 차단하기로 협력했다”며 “이에 따라 이른바 ‘펜타닐 관세’를 20%에서 10%로 낮췄다”고 밝혔다.

그는 재집권 후 중국이 펜타닐 차단에 소극적이라며 징벌적 성격의 20% 관세를 부과했지만, 이번 협상을 계기로 양국이 마약 대응 협력을 재개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밖에도 “중국이 미국산 대두 등 농산물을 즉시 구매하기로 했다”며 “협상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그 이후 시진핑 주석이 플로리다 팜비치나 워싱턴DC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내달 중순 만료되는 미·중 간 ‘초고율 관세 유예’의 재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을 “멋진(amazing) 회담이었다”고 평가하며 “거의 모든 분야에서 매우 수용 가능한 합의를 이뤘다. 남은 것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로 미·중 간 긴장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양국의 전략 경쟁 구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는지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오전 11시 시작된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미 많은 것에 대해 합의했고, 더 많은 합의를 하게 될 것”이라며 협상 타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시 주석에게 “당신은 매우 강경한 협상가다. 그건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특유의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시 주석은 “여러 바람과 역풍, 도전이 있더라도 중·미 관계는 올바른 길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양국 관계는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 불일치는 정상적인 일”이라며 “중국은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중·미는 친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처음으로, 세계 경제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회담으로 평가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훌륭한 합의를 이룰 것이라 확신한다”며 “우리는 서로를 잘 이해하고, 훌륭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의 발전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비전과 함께 갈 수 있다”며, 경쟁보다는 상생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는 미·중 간의 ‘탈동조화(디커플링)’ 우려를 완화하려는 신호로 풀이된다.

회담을 마친 시 주석은 곧바로 경주로 이동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일정을 이어간다. 그는 다음 달 1일까지 2박 3일 동안 경주에 머물며 한중 정상회담, APEC 공식 만찬, 경제 협력 행사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황시완 기자 hsw@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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