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르스크-개성 자매결연 추진…북·러 ‘혈맹 관계’ 과시
- 영웅들에 감사 … 쿠르스크 학생, 평양서 종이등불 띄워

러시아 전장에 파병된 북한군이 지뢰 제거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22일(현지시각) “알렉산드르 힌시테인 쿠르스크 주지사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주 경계 지역의 지뢰 제거 작업을 언급하며 ‘북한군 대표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힌시테인 주지사는 “그들은 지뢰 제거 노력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며 “(이 작업은) 향후 지역 재건과 안보 확보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쿠르스크 지역은 지뢰와 불발탄, 공중 투하 폭탄 등이 산재한 상태다. 그는 또 “러시아와 북한 주민 간의 동지애는 우리로 하여금 특별한 파트너십을 맺게 한다”며 “쿠르스크와 개성 간 자매결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북한은 지난해 10월 러시아군이 일시적으로 상실했던 쿠르스크 지역 수복 작전에 병력을 대규모로 파병했다. 약 1만5000명의 북한군이 투입됐으며, 이 중 2000명가량이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지난 4월 쿠르스크 완전 탈환을 공식 발표했다. 이후 북한은 지뢰 제거와 재건을 위한 추가 병력을 보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파병 군인들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북러 간 우호 과시는 전장 밖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러시아 쿠르스크시 학생들이 북한군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만든 종이등불배를 평양 대동강에 띄웠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와 대사관 직원 자녀들이 참석했다. 종이배에는 ‘감사합니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영원한 친선’ 등의 문구가 한글과 러시아어로 적혀 있었다. 북한 매체는 이를 두고 “참전 영웅들에 대한 소중한 추억과 그들의 영생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겼다”고 평가했다.
쿠르스크 파병 이후 북러 관계는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지난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은 “쿠르스크 해방 작전에서 북한 군인들이 보여준 용기와 희생은 두 나라를 잇는 형제적 유대와 피로 맺어진 동맹의 불패성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당과 정부의 교류를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이며, 군사·경제·외교 전방위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이주연 기자 lgy25@sand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