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찰 드론 조종하며 다연장로켓시스템의 포격 지원"
- 우크라 공격한 러시아 드론서 북한제 집속탄 첫 포착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영토 공격에 가담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우크라이나군이 주장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공격에 동원된 러시아의 소형 드론에 북한제 집속탄이 장착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 역시 나왔다. 집속탄은 폭발과 동시에 탄두에 든 수많은 새끼 폭탄이 사방으로 확산하면서 살상력을 극대화하는 논란의 무기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16일(현지시간) "북한 무인기 조종사들이 다연장로켓시스템의 포격을 조정했다"며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복 차림의 남자가 찍힌 동영상을 증거로 제시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쿠르스크주에서 작전 중인 부대가 드론으로 정찰하며 접경지역인 우크라이나 수미주에서 진지를 식별하고, 포격 조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영토 공격에 가담했다는 첫 번째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영상은 북한군이 운용하다가 수미주 상공에서 격추된 정찰 드론에서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러시아군은 올해 5월 쿠르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모두 밀어낸 뒤 쿠르스크주와 국경을 맞댄 수미주를 역공하고 있다.
북한군은 지난해 8월 쿠르스크주를 침공한 우크라이나군을 격퇴하는 데 주로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0월부터 북한군 전투 병력 1만5000명이 러시아에 파병됐고, 이 가운데 약 2000명이 전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점령군이 심각한 병력 손실과 수미주 공세 실패로 인해 북한군을 전투 작전에 계속 투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외국 부대가 무력 침략에 가담한 사례를 모두 기록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여한 부대는 전쟁법과 관련 규정에 따라 무력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영국 분쟁군비연구소(CAR) 조사팀은 최근 우크라이나를 방문, 남부 헤르손 지역 인근에서 지난 9월 23일 수거된 러시아의 소형 드론을 살펴본 후 북한제 집속탄이 장착됐다는 결론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북한제 집속탄은 크게 개조된 상태로 일인칭시점(FPV) 드론에 탑재돼 있었으며, 2000년에 제조됐다는 표식이 있었다. 또 3D 프린터로 제작된 부품이 장착돼 있었는데, 그 안에는 드론이 목표물에 부딪히면 폭발하도록 돼 있는 전자기폭 장치가 있었다.
북한이 지금까지 러시아에 병력과 포탄, 탄도미사일 등 다양한 지원을 했지만 러시아 소형 드론에 실리는 집속탄 제공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NYT는 전했다./정구영 기자 cgy@sand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