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략적 유연성 논의... 다시 불거질 가능성 제기
- 韓 미온적 대응할 경우 동맹 균열로 이어질 수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미중 전략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미동맹이 ‘현대화’라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와 북·중·러 연대 강화, 그리고 트럼프 2기 출범으로 가속화될 미군 해외 재편은 동맹의 도전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민성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최근 KINU에 게재한 분석 보고서에서 지난 8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이 전반적으로 안정적 출발을 보였지만 공동선언문 부재와 주한미군 문제 논의 지연 등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대북억제 의지 확인이 공식 의제에서 빠진 점은 향후 협상 과정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탈냉전 이후 해외주둔 미군 재편과 군사적 ‘전환(transformation)’ 과정을 짚으며, 한미동맹 역시 새로운 변화의 파고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한국이 소극적 태도를 보였던 ‘전략적 유연성’ 논의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언급됐다.

김 부연구위원은 한미동맹 현대화 3대 도전과제로 우선 주한미군 감축이나 전략적 유연성이 현실화할 경우 대북 억제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만 유사시 미군이 차출되면 북한이 이를 기회 삼아 도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이 한반도 외 지역 갈등에 한국의 참여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이는 중국과의 외교·경제 마찰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맹 현대화 과정에 한국이 미온적으로 대응할 경우 동맹 균열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트럼프 2기 하의 미국은 동맹 간 이견 노출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동맹 현대화가 도전만큼 기회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핵억제력을 강화하고, 경제·해양·첨단기술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며, 미·일·호주 등 인도태평양 동맹국 및 유럽 우방국과의 연대를 통해 외교적 레버리지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자강력 강화를 통해 주한미군 재편에도 흔들리지 않는 군사 역량을 갖추고, 한미 핵협의그룹(NCG)과 재래식-핵 통합 운용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도태평양과 유럽 우방국과의 다자 협력에 적극 참여해 외교적 운신의 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황시완 기자 hsw@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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