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트럼프를 활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 주고받은 서신 내용 언론 등을 통해 공개에 불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출범 이후 4개월여 만에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대화를 재개하려고 시도한 정황이 포착돼 귀추가 주목된다./연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출범 이후 4개월여 만에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대화를 재개하려고 시도한 정황이 포착돼 귀추가 주목된다./연합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보낸 친서 수령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북 전문 매체 NK뉴스는 11일(현지시각)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냈으나 북한 외교관들이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첫 임기 중 이뤄졌던 북미 정상 간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차원에서 서한을 전달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뉴욕 주재 북한대표부 일명 '뉴욕 채널'을 통한 전달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북한 측은 일절 응답하지 않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 같은 정황은 백악관에서도 부인하지 않았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서신 교환에 여전히 열려 있다"며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이뤄졌던 진전을 다시 이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보다 구체적인 설명은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에게 넘긴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이후 하노이(2019.2), 판문점(2019.6) 회담을 포함해 모두 세 차례 정상회담이 이뤄졌으며 두 정상은 서신 교환을 통해 '비공식적 유대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2019년 하노이 회담이 미국 측의 요구 증가로 결렬되면서 북미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이후 북한은 러시아, 중국 등 전통 우방과의 관계를 강화해왔으며 최근에는 러시아와 군사 협력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과거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전략적 외교 자산으로 활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주고받은 서신 내용을 언론 등을 통해 공개한 전례도 북한의 불신을 키운 요인으로 지적된다.

북한의 거부 속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북미 간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러시아와의 밀착 속에서 독자 노선을 강화하고 있는 현 정세를 고려할 때 과거와 같은 정상 간 직접 외교가 재현될지는 미지수다./김명성 기자 kms@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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