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원전 기술 보유한 한국, 자체 핵 무장 6개월 내 가능”
"국제사회 허용 안 하면 핵 무장 안돼" ... 핵 잠재력은 유지해야
불가능을 현실로 바꾼 과학자.. 대한민국 원자력 독립의 길 열어
어린이 도서관 설립, 정직과 애국의 교육 철학으로 미래 세대 양성

“세계 최고의 원전기술을 보유한 한국은 자본과 인력 투자 여부에 따라 반년 안에 자체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원자력 기술 자립의 산 증인이자 대부인 장인순(張仁順 85) 전 원자력연구소장은 샌드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원자력 발전 기술과 핵무기를 만드는 기술이 거의 90%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가 원자력 발전 기술을 갖추고 있다는 말은 핵무장을 언제든 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우리가 원자력 발전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그 잠재력을 항상 갖추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940년 전라남도 여수에서 출생한 장인순 박사는 핵연료 국산화의 핵심 인물로 평가받으며, 한국 표준형 원전과 하나로 원자로 개발을 주도했다. 고려대학교와 동대학원 화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 대학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화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아이오와 대학교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1979년 박정희 정부의 핵 과학자 유치 프로젝트에 의해 귀국 후 40년 간 대한민국 원자력 발전에 기여했다. 은퇴 후 충남 세종으로 내려가 어린이 도서관을 지어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유난히 바람이 맑았던 지난 17일 오후 충청남도 세종시의 한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세계 최고령 도서관장’이라는 특이한 명함을 건넨 장인순 박사를 만났다.
대한민국 원자력의 독립을 이끈 주인공인 장 박사는 2년 전 부인과 사별 후에도 매일 도서관에 출근한다고 했다. 그의 손에는 늘 책이 들려 있었고 하루에 한권 책을 읽는다는 약속을 매일 지키며 마음엔 나라를 위한 과학자의 사명감을 새긴다고 했다.

그는 과학자이기 이전에 교육자였다. 도서관을 직접 열고 이곳에서 아침마다 전국의 아이들을 맞이한다. 책 읽는 엄마가 아이의 미래를 바꾼다고 그는 믿는다. “엄마는 책 한 권도 안 읽으면서, 자식한테 공부하라 할 자격이 있습니까?”
그는 늘 아이들에게 “일기를 써라, 나와의 약속을 지켜라, 그게 사람답게 사는 첫걸음이다”라고 말한다고 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약속이 뭔지 아세요? 남과의 약속이 아닙니다. 바로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겁니다.”
그는 한 해 250권이 넘는 책을 읽는다고 했다. 책에 밑줄을 긋고, 낙서를 하며 매일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다. 그렇게 축적된 글 모음만 800페이지가 넘는다. 그의 철학은 분명하다. 지식은 읽는 것이 아니라 기록하고 나눌 때 내 것이 된다.
대한민국 원자력 기술 자립의 산 증인이자 정직한 삶과 자존심의 가치를 온몸으로 살아온 과학자, 한국원자력연구소 전 소장 장인순 박사를 만나 그가 걸어온 삶의 여정 그리고 대한민국 원자력 발전 역사와 국가 안보에 대한 그의 철학을 가감 없이 들었다.
장인순 박사와의 인터뷰 내용 전문을 소개한다.
조용한 시골 도서관 전국의 학부모와 아이들이 찾는 공간으로 변신
이곳은 원래 조용한 동네에 있지만,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찾아옵니다.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법,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고자 열었습니다. 특히 어머니들에게 명품 가방이란 500만 원짜리 가방이 아니라 책 한 권이 들어 있는 가방이라고 말합니다. 그런 철학을 나누다 보니, 어머니들이 먼저 책을 읽기 시작하고, 아이들도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학부모와 어린이에 자발적 교육 중요성 강조
강요하는 교육이 아니라 자발적인 교육을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공부를 안 한다고 해서 부모에게 "당분간 공부하란 소리 하지 마십시오"라고 했습니다. 며칠 지나니 아이가 "엄마가 나를 버렸어" 하면서 오히려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공부하라는 말보다 부모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시키는 걸 싫어하니까 스스로 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 글쓰기', 일기를 통한 성찰을 강조합니다. 하루에 한 줄이라도 써보라고 합니다.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는 훈련이거든요.
가난에 수학도 꿈 접은 시골 소년, 불소 화학 연구로 원자력과 인연 맺어
저는 시골 출신으로 고등학교 때 수학과 진학을 원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가난한 사람은 수학을 하는 게 아니다"라고 하셨죠. 결국 화학과로 진학했고, 유학에서 불소화학을 공부했습니다. 불소화학은 핵연료 농축, 환원과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원자력 분야에 발을 들였고, 이후 한국 원자력 연구소에서 핵연료 국산화를 책임지게 되었습니다. 지난 40년 간 대한민국 원자력 기술의 발전에 조그마한 힘을 보탠다는 심정으로 살아왔습니다.
배고품 속에서도 지킨 ‘자존심’과 어머니가 건네준 ‘태극기’
저는 워낙 유년 시절에 가난한 삶을 살았는데 그것이 오히려 성장에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가난한 삶을 살면서 자존심을 지키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고등학교 다닐 때는 월사금 수업료를 안 내면 시험을 못 봤습니다. 시험도 못 보고 시험장에서 쫒겨난 적도 있어요. 고등학교 3년 동안 도시락을 못 가져가 늘 배고픔 속에서 공부를 했어요. 그래도 배고프다는 소리를 한번도 하지 않고 자존심을 지켰습니다.
그래서 인간이 자존심을 지키고 정직하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저희 어머니는 찢어지게 가난한 살림 속에서 7남매를 기르셨어요. 그래서 저는 유학을 떠날 때까지 가정교사를 하면서 돈을 벌었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사관하교 가는 친구의 수학을 가르치면서 가정교사를 했습니다. 가정교사를 하면서 폐결핵에 걸렸고 그래서 유학이 5년이나 늦어졌습니다.

1969년 유학을 떠나기 전날 눈이 굉장히 많이 왔는데 어머니가 방에 오시더니 하얀 종이에 싼 물건을 주셨어요. 펼쳐보니 태극기가 있었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주신 태극기를 보고 많이 놀라기도 했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했어요.
유학을 가서 불소화학 공부를 시작했는데 굉장히 위험한 실험을 자주 했습니다. 폭발사고가 나서 얼굴은 안 다치고 팔을 많이 다쳐 피부 이식을 두번이나 했습니다. 병원에서 어마어마한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았지만 한반도 의사 앞에서 아프단 소릴 하지 않았습니다. 백인 의사 앞에서 황인종이 엄살 떤다는 소릴 듣기 싫었거든요.
어머니가 주신 태극기 한장이 미국에서 무수한 고통을 견디면서 무사히 공부를 마칠 수 있었던 힘이되었습니다. 원래 한국으로 돌아거서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싶었지만 그런 기회가 없어 미국에 남았습니다. 제가 박사 학위를 마치고 유니스 다이아에서 연구를 하고 있을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자책하던 중에 한국 정부의 부름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어머니의 사랑과 진정한 애국심이 저의 발길을 한국으로 이끈 것입니다.
험난한 원자력 독립 과정과 치욕의 창씨개명 ... 10년 만에 다시 찾은 '원자력연구소' 이름
제가 1979년 3월에 한국에 와서 한국원자력연구소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그해 10월달에 박정희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원자력연구소를 없애려는 압력이 굉장히 많았고, 하마터면 없어질뻔 했어요. 그래서 절대로 없애면 안된다고 강력하게 반대했고, 그래서 나온 타협안이 '한국에너지연구소'로 이름을 바꾸라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치욕의 창씨개명을 했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소 간판을 떼고 한국에너지연구소 간판을 걸때 거기에 있던 우리 식구들이 어떤 생각을 했겠어요? 우리가 분명히 독립국인데 우리가 갖고 싶은 연구소 이름도 못 가졌어요. 그래서 제가 글을 썼어요. '제2의 창씨개명'이라고.

연구소 원장을 하면서 같은 캠퍼스 안에 한국 핵연료 주식회사를 건설했습니다. 1989년 준공식 때 강영훈 국무총리가 오셨는데 점심을 같이 들면서 제가 건의를 했어요. “총리님. 저희 이름을 돌려주십시오” 강 총리가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묻길래 설명해줬더니 승인을 해줘서 한국원자력연구소 이름을 다시 찾았습니다.
10년 간 그런 질곡의 역사를 통해서 우리가 한국 표준 원자로의 국산화 목표를 발표하니 국내 외에서 모두 불가능하다고 봤습니다. 심지어 원자력 기술도 없는 엽전(한국인 비하 발언)이 한국 표준형 원자로를 건설하고, 핵 연료를 국산화 한다니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비난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비난이 오히려 우리를 자극했습니다. 우리가 이런 비난을 털어버리고 하루빨리 원전 기술 자립하자고 주야로 노력했습니다. 거의 일주일에 80시간씩 일했어요. 그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우리는 원자력 기술 자립을 이뤘습니다.
실험실에서 진행한 0.2g 우라늄 농축과 국제사회의 제재 논의
우라늄 농축을 하기로 했는데 국제사회에서 시비하고 했어요. 2004년 연구소에서 수입한 연구용 원자로를 우리가 가동했어요. 핵 분열이 일어나는지 안 일어나는지 플루토늄은 없는지를 봐야 원자로의 움직임을 알 수 있는겁니다.
그런데 그걸 가지고 시비를 하는 거예요. 그 당시에 서울에 있는 연구용 원자로가 500kw로 아주 장난감 수준이에요. 그 원자로를 갖고 100년을 돌려도 핵무기 하나도 못 만져요. 지금 대전에 있는 원자로는 30메가와트에요. 500Kw 평생을 굴려도 핵무기 하나도 못 만드는데 그걸 갖고 시비를 하는거에요.
2004년에 우라늄 농축 때문에 언론과 참 많이 씨름을 했는데 우리 원자력 연구소에서 지르코니움을 레이저로 분리하는 실험을 했었어요. 지르코니움을 농축하면 우라늄이 되는지 한번 실험을 해 본거에요. 그래서 우라늄 0.2g이 나왔는데 이게 우라늄이 되는 것을 확인하고 시설을 폐쇄했습니다. 폐쇄 다음해인가 국제원자력기구에서 의정서가 발효 발표됐는데 거기에 그런 것도 보고하도록 돼 있었어요.
보고를 했더니 공교롭게도 IAEA사무총장이 엘바라데라고 이집트 사람이었어요. 그때 미국이 IAEA를 장악하고 있었는데 미국은 아랍사람인 엘바라데를 내보내려고 그랬어요. 그런데 엘바라데 사무총장이 그걸 거꾸로 이용했어요. IAEA에 농축실험 보고서를 보내면 보통 3개월만에 답변이 나오는데 우리 농축보고서는 일주일만에 나왔어요. 그래가지고 여섯번인가 국제원자력기구를 끌고 우리한테 사찰을 나왔어요. 우리가 준 자료와 자기들이 와서 샘플링한 분석자료가 똑같이 나왔어요.
우리가 농축실험을 했던 실험실을 다 폐쇄하고 우라늄도 없애버린 후였기 때문에 자기들이 와서 샘플링한 데이터와 하나도 틀리지 않은겁니다. 국제사회에서도 한국을 처벌할거냐 말거냐 말이 많았는데 ‘정직한 나를 처벌하면 앞으로 누가 IAEA에 보고를 할거냐’는 의견도 많아 조용하게 마무리는 되는 분위기였어요.

외신 기자들이 와서 ‘누가 시켰느냐’ 해서 ‘내가 시켰다’ 하니 ‘어떻게 이런 큰일을 당신 마음대로 시킬 수 있냐’고 해서 ‘우리 연구하는 사람들은 호기심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0.2g만 하고 폐수도 없는데 뭘 그걸 갖고 시비를 하느냐. 정부에 허락도 받지 않았고, 정부가 시키지도 않았다.’고 답변했어요. 정말 1년을 힘들게 보내고 잘 마무리 되긴 했지만 우리가 시설을 폐쇄해 없애면서 모든게 클리어됐어요.
후쿠시마 원전은 태평양에 위치 ... 원전수 한국 도달하려면 태평양 한바퀴 돌아야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있었죠. 저는 그걸 보면서 참 한심하다 느꼈어요. 후쿠시마의 원자로는 태평양에 있어요. 태평양에 있는 그 물이 한국에 오려면 태평양을 한 바퀴 돌아야 해요. 그리고 태평양 물이 얼마나 많아요 한번 상상을 해 보세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일본 원자력 과학자들의 양심을 믿어요. 일본 원자력계 사람들이 후쿠시마 오염수가 일본인에게 해가 된다면 절대 허락하지 않았을거라고 봅니다. 한국에서 그런 일이 일어 났다면 한국의 과학자들도 우리 국민에게 해가 되는 그런걸 허용하지 않을겁니다. 그래서 IAEA사찰단이 가서 검증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려준 겁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그 문제를 과학의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로 접근해 많은 논란이 있었죠. 후쿠시마 오염처리수가 문제 없다고 우리연구소에서 한번 발표 했더니 그 책임을 지고 혼이 났어요. 그래서 내가 그랬어요. 과학자의 양심이 한거다. 우리는 모든 것을 과학적인 데이터를 갖고 이야기하지만 정치논리로 얘기하는 사람들과 차이가 있다. 나는 원전 사태를 보면서 정치인과 정치꾼의 차이가 바로 저런거구나 느꼈어요. 정치인은 과학자를 신뢰해야 하는데 오히려 자기들 유리한대로 해석해 과학자를 협박하는거에요.
대한민국이 원자력 기술식민지에서 독립한 UAE 원전 수출
2009년 아랍에미리트에 200억불짜리 원자로를 수출할 때 밤 11시에 수출계약서가 나오는 TV화면을 보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그리고 밤새도록 노트와 펜을 들고 “역사와 신화를 창조하는 한국 원자력 기술 자립, 오늘은 대한민국이 원자력 기술 식민지로부터 독립된 날”이라고 썼습니다. 그만큼 기술 자립은 간절한 과제였고 그날은 역사적 승리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전 세계에 한국형 원자력 기술을 수출하는 나라가 됐습니다.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한 4기의 원자로가 지금도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는 그걸 통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이 뭐냐고 물으면 대한민국 국민이 세계 어느 국민 못지 않게 우수하다는 얘길 하고 싶습니다.
자원 없는 대한민국은 원자력이 핵심 … 원자력은 두 뇌로 만드는 에너지
대한민국은 자원이 없는 나라입니다. 원자력은 두뇌로 만드는 에너지입니다. LNG 발전은 연료비가 90%인데 반해 원자력은 연료비가 5%밖에 안 됩니다. 저는 자원이 없는 우리 대한민국은 원자력이 그 중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원자력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삶의 중심에 있다는 사명감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은 AI와 반도체 기술의 발전으로 원자력 안전성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전에는 수십 명이 일하던 제어실이 지금은 몇 명으로 운영됩니다.
우리 원전은 핵(核) 맞아도 안전 ... 北 핵 쏘는 순간 체제 붕괴
요즘 원자력 발전소는 핵무기로 무너뜨리기 어렵습니다. 우리 원자력 발전소 벽이 2m나 두꺼워 핵무기가 발전소에 떨어져도 돔이 붕괴되지 않을만큼 튼튼합니다. AI(인공지능)나 반도체 등 과학기술의 발달로 원자로는 갈수록 안전하게 운영이 되고 훨씬 유지보수가 쉬워졌습니다. 우리 국민들도 대한민국 원전의 안전성을 믿으시면 좋겠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쏜다면 발전소보다 민간을 향해 쏠 것으로 봅니다. 핵무기의 목적이 살상무기인만큼 인구가 몰려 있는 도시를 겨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북한의 종말입니다.
미국은 핵무기 뿐 아니라 항공모함 등 막강한 화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북한이 정신병에 걸리지 않은 이상 그런 도발을 함부로 못할거라고 봅니다.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쏜다면 그건 북한의 마지막이 될겁니다. 우리도 ‘현무 5’를 비롯해 재래식 무기가 많고 미군이 한국에 있는 동안에는 북한이 함부로 못할겁니다.
북한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저렇게 발악을 하는데 쌀밥에 고깃국 약속을 아직도 못 지켜 배고파서 굶어죽는 나라가 전 세계에 몇이나 있습니까?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북한이 오래가지 못하고 스스로 붕괴할 거라고 보구요, 특히 핵무기를 쏜다면 붕괴가 앞당겨질 것입니다.

국제사회 인정 않는 핵무장은 안돼 … 다만 핵무장 잠재력은 유지해야
우리는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는 한 핵무장을 해서는 안 됩니다. 남북한을 비교해보면 대한민국은 선진국으로서 세계질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모든 국제적 약속을 지키는 신사 국가 입니다. 북한은 국제협력과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리는 나라로 비핵화를 해놓겠다고 해놓고 안 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에는 협약이라든지 국제협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건 국가가 아닙니다. 우리는 국제약속을 잘 지키는 선진 국가 입니다.
요즘 핵무장론이 많이 나오는데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는 한 우리는 핵무기를 만들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NPT에 가입해 핵 무장을 하지 않겠다고 국제적으로 약속을 한 나라입니다. 우리는 북한처럼 마음대로 약속을 걷어찰 수 있는 그런 나라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핵 무장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주장합니다. 원자력 발전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그 기술을 유지하는 길입니다.
한반도 힘의 균형 맞추려면 결국 방어용 핵무장 해야
결국에는 한반도에서 힘의 균현을 맞추기 위해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방어용 목적으로 핵을 보유하면 북한 뿐 아니라 중국 같은 나라도 함부로 하지 못할 것입니다.
과거 대만이 핵무기 제조를 시도하다 들통이나 포기했는데 만약 대만이 지금 핵무기 몇개만 갖고 있어도 중국이 지금처럼 함부로 군사적 모험을 할 수 있을가요? 베이징에 핵무기가 떨어져 페허가 된다고 하면 중국이 대만을 함부로 못할텐데 대만은 그것때문에 지금 한이 맺혀 있어요.
우크라이나도 과거 핵무기와 원자로를 소련에 모두 반납을 하고 지금 이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당시 미국이 설득해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반납했는데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 미국도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당시에 미국과 소련의 요구를 거절하고 핵무기를 몇개만 갖고 있어도 푸틴이 저렇게 함부로 못했을겁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핵 무장이 이뤄져야 합니다.
한일 간 공동 핵 개발 및 한미일 공동 관리 방안 고려해야
제가 건의를 하고 싶은 것은 일본과 한국이 공동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한미일 3국이 공동 관리하자는 겁니다.
저는 극동의 평화를 지키려면 한일이 협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국제사회의 허락을 받아야 하지만 핵을 가진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있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일 간 핵무기를 공동 개발하면 관계도 좋아지고 안보환경도 좋아질 것입니다. 우리가 일본과 계속 적대적으로 살 수 있는 지정학적 위치가 아닙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9번이나 큰 전쟁을 치르고도 지금은 아주 사이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제 일본과 비슷한 수준까지 왔습니다. 이제는 일본과 동등한 입장에서 같이 살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입니다. 과거의 나쁜 감정을 털고 한일이 협력하면 동북아 평화가 유지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주한미군 철수하려면 미국은 한국 핵 무장 허용해야
재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 얘기를 언급하는데 만약 철수를 하게 된다면 미국이 한국의 핵무장을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해주는 조건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주한미군이 반드시 철수해야 한다면 한국의 자체 방위를 위해 미국과 국제사회가 한국의 핵 무장을 허용해 주면 우리의 안보환경이 안정될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1년에 주한미군 주둔비로 약 1조 5000억원을 냅니다. 그 금액이면 우리가 자체 핵무장 하는데 충분합니다.
주한미군 철수 대가로 한국의 핵무장을 미국과 국제사회가 인정해주면 우리는 떳떳하게 핵무장을 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 핵이 있고 우리가 핵이 없으면 이건 안보 불균형 상황입니다. 그 불균형을 주한미군이 맞추고 있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대미협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굉장히 민감한 문제이고 함부로 할 수도 없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범위 안에서 핵 보유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만약 우리가 국제질서를 어기게 된다면 우리 경제가 위협을 받게 되기 때문에 국제사회와의 약속 및 허용 범위 안에서 행동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김씨왕조를 위해서 존재하는 국가이지만 우리는 국민을 위해서 존재하는 정부이기 때문에 국민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상황을 막으려면 국제사회가 규정한 범위 안에서 행동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명분을 잃지 않게 됩니다.
원전기술 가진 한국 핵무기 제조 어렵지 않아...원자력 발전과 핵무기 기술 90%이상 같아
저는 자신하는 것이 우리도 명분만 있으면 핵무기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핵무기 기술은 75년된 기술로 고차원의 기술이 아닙니다. 북한은 원자를 건설 못합니다. 원자로는 부품이 최소 100만개에서 최대 200만개 필요합니다. 원자로 건설이 핵무기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기술입니다.
원자력은 엄청난 에너지를 안전하게 제어해서 꺼내쓰는 기술이지만 핵무기는 한꺼번에 에너지를 방출하는 훨씬 쉬운 기술입니다. 원자로는 엄청난 에너지를 제어해서 필요한만큼 안전하게 꺼내 쓰기 때문에 어려운 기술입니다. 그런데 핵무기처럼 한꺼번에 에너지를 방출하는 기술은 아주 간단합니다.
핵무기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 컨트롤입니다. 핵무기를 만드는데서 가장 어려운 것이 폭발 시간을 컨트롤 하는겁니다. 이제는 핵무기를 만드는데 핵 실험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100만분의 1초까지 컨트롤을 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고 하는데 과시용입니다. 지금까지 북한이 핵실험을 해서 실패한 경우가 없습니다.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과거 북한이 두 번이나 비핵화한다고 떠들다가 다 무산됐는데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한다고 할 때 누가 저한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길래 ‘쇼’라고 했어요.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라길래 제가 ‘냉갑탑 그거 그냥 콘크리트 밖에 없고, 비핵화를 하려면 한번에 끝내야지 무슨 여러 단계로 나눠서 하냐. 그건 비핵화 안하겠다는 것이다’라고 말을 해줬습니다.
그리고 2018년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할 때도 ‘국제사회가 북한의 쇼에 놀아났다’고 했습니다. 무너진 굴을 파는게 뭐가 어려운 기술도 아닙니다.
우리가 원자력 발전 기술을 갖추고 있다는 말은 핵무장을 언제든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원자력 발전 기술이나 핵무기를 만드는 기술이 거의 90%는 같은겁니다. 우리가 원자력 발전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그 잠재력을 언제나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자력 발전소를 없애려고 했는데 바로 모든 기술을 없애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원자력 발전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시면 되는겁니다.
미국 컴퓨터 없던 40년대 '맨하탄 프로젝트' 2년반 걸려… 기술 강국 한국 투자하면 제조 시간 훨씬 단축
핵무기 완성에 몇 년이 걸리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1940년대 미국이 맨하탄 프로젝트(핵 폭탄 개발 프로그램)를 완성하는데 2년 반 걸렸습니다. 그때는 그야말로 컴퓨터가 하나도 없을 때 그런 시대에도 2년 반밖에 안 걸렸습니다. 그때 과학기술과 지금 대한민국 과학기술하고 비교를 해 보세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여러분이 상상해 보면 금방 해답이 나오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자체로 핵무기를 만드는데 반년이 걸린다, 1년이 걸린다 하는 것은 얼마큼 투자를 많이 하느냐에 달린겁니다. 그러니까 얼마나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느냐에 따라서 시간이 얼마나 단축될 수 있는 겁니다.
이승만 대통령, 한국 원자력 연구의 초석 닦아 … 59년 첫 연구용 원자로 건설
제가 이승만 대통령을 존경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1959년에 한국원전연구소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때 미국 대통령의 과학기술 고문이 한국에 왔을 때 만나 원자력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1959년에 설립된 연구소가 우리나라 최초의 정부 설립 연구소입니다.
그때 국민소득이 79불이었는데 연구용 원자로를 건설해주셨어요. 인력도 자본도 없던 시절 연구용 원자로를 만든 건 사실 기적입니다.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이 백수십명의 젊은이들을 해외 유학을 보냈습니다.가서 공부해 오라고 보내 놓고 돈이 없어 1년 만에 장학금을 끊었습니다.
난 그때 기사를 읽으면서 젊은이들을 공부하라고 내보내놓고 장학금을 끊을 수 밖에 없었던 이승만 대통령의 심정이 어땠을가? IMF터졌을 때 유학 간 아이들을 불러들인 것과 같습니다. 그 당시에 환율이 2배까지 오르니 부모들이 얼마나 힘들겠어요. 달러가 올라가니 유학중이던 아이들을 다시 불러들였어요.
국가수반이 학생들 유학을 보내 놓고 장학금이 없으니 너희들이 알아서 먹고 살아라고 했으니 얼마나 황당했겠어요. 그런데 그때 유학간 사람들이 머리가 좋은데다 너무 열심히 해서 성공했습니다. 생명력이 굉장히 강했습니다. 살아남아야 되니까 잠 안자고 공부하고 일했습니다.
그러니까 성공할 수 밖에 없는겁니다. 나는 지금 주장하는 것이 이민자나 해외유학생을 많이 받으라고 합니다. 유학생들은 생존력이 강합니다. 한국에도 지금 외국인 유학생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밤에 연구실에 가보면 대학원 학생, 연구생 할 것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는데 대부분 외국인 학생들입니다. 국내 학생들과는 달라요. 제가 정부에 권고하는 것이 후진국에서 외국 아이들을 데려다 공부시키자는 것입니다.
미국 과학의 기초를 닦은 것도 해외 유학생들입니다. 저 역시 미국에서 장학금을 받았지만 장학금 받은 것보다 몇배로 일을 했습니다.
탈원전은 정치적 판단 … 태양광 대신 원전 비중 50%까지 늘려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정치적 판단이었고 북한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봅니다. 가장 두려워하는 게 우리가 자체 핵무장을 하는 것이니까요. 원자력은 기후위기, 에너지 자립, 국가안보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열쇠입니다. 태양광은 보조적인 것이지 메인 에너지가 될 수 없습니다. 원자력 발전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는 에너지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특히 빅데이터 시대로 접어들면서 에너지 수요는 점점 늘어날 수 밖에 없는데 우리처럼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는 원자력 밖에 다른 선택이 없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원자력을 50%까지 올려야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이번에도 원자로 4기를 지으려고 했는데 민주당에서는 하나를 없애고 3기만 짓자고 합니다.
태양광이 대체 에너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하지만 턱없이 부족합니다. 특히 태양광은 비리의 온상으로 밝혀졌고 태양광 패널의 대부분이 중국제로 문제가 많습니다. 1년에 수백만개의 중국제 패널을 가져다 설치했는데 나중에 폐기 등 뒤처리나 보상문제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태양광보다 원자력을 늘려야 한다고 봅니다. 프랑스는 한때 원자력의 비중을 79%까지 늘렸는데,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원자로를 건설할 수 있고 모든 인프라도 다 갖췄기에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원자력은 심각한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이루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중동의 석유 부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한 것도 기후문제 때문입니다.
당시 기자들이 아랍에미리트 국왕에게 ‘당신 나라에 100년을 쓸 수 있는 원유가 묻여 있는데 왜 원자로를 건설하냐?’라는 물으니 국왕이 “우리 할아버지는 낙타를 타고 다녔고, 아버지는 자동차를 탔고, 나는 비행기를 타고 다닌다. 우리 아들은 아마 우주선을 타고 다니겠지만 잘못하면 손자들은 다시 낙타를 타야 할지도 모른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석유자원은 언젠가 고갈될 것이기 때문에 자기 후손과 미래를 위해 100년을 준비한다는데 의미인데 그때 아랍에미리트가 우리 원자로를 도입해서 전체 에너지의 3분의 1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거기는 에어컨이 24시간 돌아가고, 모래바람 때문에 태양광을 세울 수 없기 때문에 원자력을 선택한겁니다. 인류의 재앙인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원자력 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원자로 가동을 위한 핵연료와 관련해 지금 우라늄-235의 비율이 0.7%밖에 안됩니다. 그러니까 실제 우라늄의 2%도 사용 못하고 저장해 놓는 것입니다. 만약 고속증식로를 우리가 개발한다면 지금보다 수십배를 쓸 수 있게 됩니다. 과학을 정치적으로 이용을 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우리 국민이 편합니다.
과학자의 핵심 덕목은 '정직' … 선진국 되려면 교육 중요
정직한 삶은 자유로운 삶입니다. 과학도 정직이 기본입니다. 저는 우리가 사는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과학은 정직성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래서 학문하는 사람들은 정직해야 합니다. 가끔 과학하는 사람들이 데이터를 조작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과학자가 아닙니다. 제가 선진국 4개국과 후진국 45개국을 다니면서 느낀 건 선진국은 자원이 없이도 잘살고, 후진국은 자원이 굉장히 많은데도 가난하게 삽니다. 그 이유를 보니 교육이 바탕에 있어요.
가령 IQ 150짜리하고 IQ 50짜리를 한 반에서 공부시키면 그냥 다 바보 만드는 겁니다. 나는 머리 좋은 애들, 머리 좀 부족한 애들을 따로 공부시키는 게 민주화라고 봅니다. 천재와 바보를 한데 모아 놓고 공부시키는게 평등이 아닙니다. 또 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국민이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국민이 책을 많이 읽다보면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민주화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다음으로 선진국이 되는 조건은 여성의 사회활동이 많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구의 절반이 여성인데 정치나 사회활동에 여성의 참여가 중요합니다. 나는 여성도 남성과 똑 같이 대접받고 활동하고, 사회참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딸만 둘을 키웠는데 둘 다 공과대학을 나와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섬세한 두뇌를 사용하는 것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굉장한 도움이 될 겁니다. 특히 소프트웨어가 발달한 시대에 여성인력이 정말 필요하다고 봅니다.
북한 지하 핵실험 기술적 한계로 방사능 노출 가능성
풍계리 실험장의 경우, 방사능 유출은 실험이 얕게 되었거나 크랙이 생긴 구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비행기 등을 통한 공중 검출에서는 별다른 방사능 데이터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실험 후 고온으로 화강암이 녹아 다시 암석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방사능이 외부로 새어나갈 가능성은 낮지만, 북한의 기술적 한계로 유출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주 52시간제 과학자와 기업인 조롱하는 처사 … 일주일에 80시간 일해도 부족한 시대
정부가 지금 근로시간을 주 당 52시간으로 묶어놨는데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묶어 놓고 선진국 운운하는 것은 대한민국 과학자나 기업인을 조롱하는 거라고 봐요. 엘론 머스크가 구인 광고를 하면서 일주일에 80시간을 일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구인 광고를 했어요. 그런데 우리는 52시간으로 묶어 놓으면 무슨 일을 해요.
우리가 중국 칭화대와 예전에 협력을 많이 하면서 여러번 방문했어요. 한번은 늦은 밤 칭화대 기숙사에 가보니 학생들이 전부 복도에 나와 공부를 하는거에요. 당시만 해도 전기가 부족해 밤 11시만 되면 기숙사 전기는 끄고 복도에만 불을 켜요. 학생들이 밤 11시만 되면 복도에 나와 새벽까지 공부를 하는거에요. 그걸 보고 너무 쇼크를 받았어요. 칭화대 총장과 얘기를 나눈적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대학 근처에 가면 술집 밖에 없다. 하버드, 예일대 근처에 가면 술집을 볼 수가 없고, 칭화대 근처에는 식당도 없다.’ 우린 아직 멀었어요. 정신을 차려야 해요. 우리가 일주일에 80시간 해도 부족한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어요.
정말 우리 국민이 우수한 국민이에요. 정말 정신만 올바르고 제대로 도와주면 세계 1등 국가가 되는 건 시간 문제라고 보는 사람입니다. 사실 우리같이 쫓아온 나라가 원자력 발전 기술 세계 1위가 됐다는 것도 기적이거든요. 거기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정말 밤잠 안 자고 한 거예요. 제가 수없이 아침 새벽에 집에 들어가요. 그러면 와이프가 기겁을 해요. 나이 들어서 밤에 늦으면 얼굴이 새카매졌어요. 그런데 와이프 앞에서 한 번도 '나 피곤하다' 소리 하지 않았어요. 자원이 없는 우리 대한민국은 원자력이 그 중심에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일을 한거에요.
절대로 ‘피곤하다’ ‘아프다’는 말 입에 담지 말아야
제발 '피곤하다' '아프다'는 말을 입에 담지 마세요. 그 말이 곧 현실이 됩니다. 나는 피곤해도 내 입으로 피곤하다는 말을 안합니다. 내가 버틸 수 있는 힘이 바로 그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는 동료들한테 ‘제발 집에 가서 피곤하다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젊었을 때는 육체가 생각을 끌고 가고 나이가 들면 생각이 육체을 끌고 가는데 이게 무너지먼 하루아침에 무너집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나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여기 내 방에 와서 삽니다. 언젠가는 무너지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겁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가진 민족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서로에 대한 신뢰와 정직입니다. 과학도 정치의 도구가 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국가의 에너지 미래는 원자력에 달려 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단단했다. 그리고 그 단단함은 한 과학자의 삶을 넘어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뿌리 깊은 자긍심으로 번져나갔다.
/ 인터뷰 정리 : 황시완 기자 hws@sand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