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란드 유튜버, 북한산 스트리밍 앱과 데이팅 앱 존재 밝혀
- 외국 동영상과 VR 기기도 이용…완전 일반화되진 않은 듯

북한 내 인터넷 사용자는 1000명 정도라고 한다. 절대 다수의 북한 주민들은 외부와 단절된 인트라넷만 사용할 수 있다. 폐쇄 국가의 전형인 셈이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북한 주민들은 여러 가지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북한을 방문한 한 외국인 여행객이 북한산 스트리밍 앱과 데이팅 앱의 존재를 알리는 동영상을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폴란드 유튜버 오이보이테크는 이달 초 4박 5일간 북한 나선에 다녀왔다며 여행 중 촬영한 동영상 2편을 지난 9일과 15일 유튜브에 올렸다. 북한은 코로나19 이후 한동안 금지했던 나선 지역 외국인 여행을 지난달 재개했지만 3주 만인 지난 5일 다시 금지했다. 해당 동영상은 이 여행 재개 기간 중에 촬영된 것이다.
15일 게시된 영상에서는 북한 여성 여행안내원의 스마트폰 화면이 자세히 나왔다. 오이보이테크는 여행 기간 중 여행안내원들과 가급적 많은 대화를 나누고자 했다면서 북한 주민들의 휴대전화 사용 실태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고 한다.
그러자 여행안내원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보여주었다. 스마트폰은 북한산이었으며, 설치된 앱도 모두 북한산 뿐이었다. 휴대전화의 앱 중에는 ‘목란’이라는 이름의 제품도 있었다.
여행안내원은 목란을 통해 영화나 공연 녹화물 등 각종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같은 북한산 스트리밍 서비스인 셈이다.
목란의 작동 화면에는 동영상 메뉴 뿐 아니라 가상현실(VR) 안경 광고, 음악, 도서 감상 메뉴도 있었다. 북한에서도 의외로 상당한 수준의 IT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동영상을 하나 틀어달라는 요구를 받은 여행안내원이 재생한 것은 뜻밖에도 북한에서 제작한 영상이 아닌 캐나다산 만화영화 '퍼피 구조대'였다. 자막도 한글로 나왔다.
오이보이테크는 여행안내원에게 “외국에서는 틴더 같은 데이팅 앱을 이용해 파트너를 찾는다. 혹시 북한에도 그런 게 있느냐”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여행안내원은 “나는 사용하지 않지만 있기는 있다”고 밝혔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한 내에서도 최소한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나 온라인 매칭 시스템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북한은 자체 디지털 서비스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미 북한은 2015년에 전자상거래 플랫폼 ‘만물상’과 ‘옥류’ 등을 개설했고, 북한에서 사업을 하려면 스마트폰이 없으면 안 될 지경이라고까지 한다. 다만 북한 주민들의 소득 수준을 감안하면 이 같은 디지털 서비스가 북한 주민 일반에게 완전 보급됐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이동훈 기자 ldh@sand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