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바이비트에서 2조원 규모 이더리움 탈취해
- 비트코인으로 전환…北 노동자 통해 현금화 가능성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 그룹은 지난달 21일 바이비트를 공격해 14억 달러(약 2조370억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탈취했다./연합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 그룹은 지난달 21일 바이비트를 공격해 14억 달러(약 2조370억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탈취했다./연합

북한이 지난달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비트를 해킹해 사상 최대 규모로 탈취한 암호화폐를 빠르게 세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의 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북한 해커들은 9억 달러(약 1조3095억원)에 달하는 36만1000 이더리움(ETH)을 믹서 기업을 통해 비트코인으로 전환했다. 이 금액은 탈취 금액의 50%가 넘는 수준인데, 북한 해커들은 비트코인으로 전환된 탈취 자금을 조만간 현금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바이비트의 벤 저우 대표는 이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도난된 자금의 77%는 여전히 추적할 수 있지만 20%가 사라졌으며, 3%는 동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2억8000만 달러(약 4074억원) 상당은 복구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 그룹은 지난달 21일 바이비트를 공격해 14억 달러(약 2조370억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탈취했다. 이번 해킹은 단일 사건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해킹으로 꼽힌다.

라자루스 그룹은 지난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 2016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 등의 공격을 한 북한의 대표적 해킹 조직이다. 2017년에는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 4곳을 공격해 2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탈취한 바 있다.

바이비트는 해킹된 암호화폐를 추적해 정보를 제공하는 이들에게 도난 자산 거래가 동결될 경우 해당 금액의 10%를 즉시 보상하기로 했다. 또한 해커들의 활동 추적을 위한 별도의 웹사이트도 개설했다.

하지만 도난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이미 비트코인으로 전환된 만큼 조만간 현금화할 가능성도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루이 구 클로인트 가상자산 추적분석센터장은 “여러 개의 비트코인 지갑 주소가 있는 북한 해커 조직이 탈취 자금을 소액으로 나눠 북한 노동자들을 통해 현금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정구영 기자 cgy@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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