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 문화주택 건설로 새 마을 생기고, 새 인간들 태어나
- 빈곤했던 풍탄농장 지난해 다수확 농장원만 380여 명 배출

남포시 강서구역 청산농장 결산분배 장면.2025.11.19/조선중앙TV
남포시 강서구역 청산농장 결산분배 장면.2025.11.19/조선중앙TV

북한이 ‘북한판 새마을운동’으로 내세우는 농촌 문화주택 건설 사업의 효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과거 ‘리기주의 아바이’(이기주의 아버지), ‘말썽꾸러기’로 불리던 농장원들까지 모범 농민으로 변했다는 주장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추진하는 농촌 주거 개선 정책이 농민들의 의식 변화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새마을, 새 인간들’이라는 기사에서 “사회주의 농촌의 천지개벽과 함께 농업근로자들이 몰라보게 성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최근 북부 산골부터 서해 연백벌까지 연이어 문화주택이 들어서며 “새 마을이 생기고, 새 인간들이 태어나고 있다”고 표현했다.

신문에 따르면 새집 입주 이후 농장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고 한다. 농장원들이 출근 시간을 앞당기고, 집에서 쓰려던 거름을 작업반포전에 내놓는 사례도 늘었다는 것이다. 한 농장에선 도시만 바라보며 근무를 소홀히 하던 ‘말썽꾸러기’까지 아침 일찍 먼저 출근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평안남도 순천시의 풍탄농장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형형색색의 단층·소층 주택으로 구성된 마을에서는 새벽부터 주민들이 집 주변을 청소하고 작업반으로 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풍탄농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매계획 달성이 어려웠지만, 2023년부터는 국가 알곡 생산계획을 초과 달성했고 분배도 넉넉히 이뤄졌다”고 신문은 밝혔다. 지난해엔 다수확 농장원만 380여 명 배출됐고 올해는 더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농장경리 궁성철도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달라지니 농사가 달라졌다”며 변화의 핵심이 새 주택 정책에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새집을 무상으로 받았다는 점이 농민들 사이에서 “당과 국가의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의욕을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어떤 나라가 돈 한 푼 받지 않고 이런 멋있는 집을 안겨주는가”라며 체제 우월성을 강조했다.

숙천군 약전농장 등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북한은 주장한다. 당국은 문화주택 보급을 농업 생산성과 태도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규정하며 내년에도 농촌 주택 건설을 지속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런 보도에 대해 “주민 충성심 제고와 내부 결속을 위한 정치 선전 성격이 강하다”며 “주거 개선이 실제 농업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북한이 주거 문제를 ‘의식 변화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농촌 프로젝트가 단순한 건설 사업을 넘어 체제 통치 전략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주연 기자 lgy25@san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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