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사·경제 이어 사회·언론 분야로 협력 확산
- 서방의 정보전·제재 프레임에 공동 대응 차원

북한과 러시아가 언론·홍보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합의서를 체결했다. 지난해 북·러가 ‘포괄적 전략동반자 조약’을 맺은 이후 양국 관계가 군사·경제를 넘어 사회·문화·선전 영역까지 확장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13일 “북한 공보위원회와 러시아 디지털개발·통신·매스미디어부 간 공보 분야 협조에 관한 합의서가 11일(현지시각)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체결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정에는 신홍철 주러 북한대사와 엘리자베타 체르케소바 러시아 디지털개발·통신·매스미디어부 차관이 서명했다.
주북 러시아대사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번 합의는 방송, 출판물 및 기타 자료 교환을 통해 양국 간 정보 유대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미디어 분야 파트너십 발전의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합의서에는 공공·민간 서비스 분야의 정보 교환, 양국 대중매체 간 평등한 협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외선전 기능을 맡은 북한 공보위원회는 국정 홍보와 언론 통제를 담당하는 비상설 기구다.
북한 공보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외국 기관과 협정에 나선 것은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당시 조영삼 외무성 보도국장이 평양을 방문한 러시아 언론사 대표단을 접견한 것이 마지막 공개활동이었다.
러시아 디지털개발·통신·매스미디어부는 한국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부처로, 지난해 10월에도 북한 정보산업성과와 체신·디지털 발전 협조 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협정이 양국 간 ‘정보전·여론전 협력’의 제도화 과정으로 해석된다고 보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양국이 서방의 정보전·제재 프레임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대외선전 라인을 연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국영 언론사 ‘로시야 세고드냐(러시아 투데이)’ 대표단은 지난 10일부터 평양을 방문 중이며, 오는 14일 귀국할 예정이다. 북한 매체들은 이들의 방문을 “조·로 친선의 새로운 장”이라고 선전했다. /황시완 기자 hsw@sand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