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맞아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향 음식을 나누며 따뜻한 정을 나눴다.
지난 6일 경기도 동두천시 샌드문화원에서는 북한 각 지역 출신 탈북민과 해피하나월드협회, (사)통일을 위한 환경과 인권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한가위 맞이 교류 행사’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직접 송편을 빚고 점심 식사를 준비하며 오랜만에 고향의 맛과 정취를 되새겼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고향 생각이 난다” “북쪽에서 같이 송편 빚던 때가 그립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부 참석자는 30년 만에 고향 친구를 우연히 만나 자녀들과 함께 참여해 감동을 더했다.
전경희 해피하나월드 대표는 “고향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고 윷놀이를 하며 웃다 보니 마음이 따뜻해졌다”며 “민족의 명절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은택 통일을 위한 환경과 인권 대표도 “북한에 갈 수 없는 탈북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향의 추억을 나누니 더 뜻깊은 한가위가 됐다”고 전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식사 후 윷놀이와 장기자랑, 카드놀이 등 북한식 오락 프로그램을 즐기며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함경북도 무산군 명예군수인 문영석 씨(이북5도청 산하)는 “비록 태어난 고향은 다르지만 탈북민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명절을 쇠니 더욱 특별하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추석 당일 하루만 쉬지만, 한국에서는 7일 이상 이어지는 긴 연휴 동안 가족과 함께 명절을 쇠거나 여행을 떠난다. 한국의 풍성한 추석 풍경이 처음엔 낯설게 느껴졌던 탈북민들도 이제는 함께 명절을 즐기며 새로운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날 행사는 여러 단체와 자조 모임이 힘을 합쳐 마련한 것으로, 고향을 떠난 이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한민족의 명절 정서를 함께 나누는 훈훈한 자리로 마무리됐다. /김명성 기자 kms@sand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