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하 인공지능기술연구소 소개 동영상에서 발표
- 과거 악용 전례…자체 GPT 보유 땐 '제재 불가'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최근 이 곳의 인공지능기술연구소에서 챗GPT를 연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김일성종합대학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최근 이 곳의 인공지능기술연구소에서 챗GPT를 연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김일성종합대학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챗GPT를 연구하는 것은 물론 자체적인 북한형 챗GPT 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북 소식통이 NK 경제에 밝힌 바에 따르면 최근 김일성대학은 동영상을 통해 산하 인공지능기술연구소(이하 연구소)를 소개하면서 북한형 챗GPT 연구 사실을 밝혔다.

김일성대학은 동영상에서 “연구소는 과학평의회를 통해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발전 추세와 선진 과학기술 자료들을 연구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구자들이 챗GPT의 개념과 응용에 대한 발표와 논의를 진행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그동안 북한에서도 챗GPT 연구와 활용이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북한에서 챗GPT 연구를 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김일성대학은 영상에서 연구소가 “GPT 기술을 이용해 사람들의 정신노동까지 대신하는 높은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연구소가 자체적인 GPT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GPT는 딥러닝 기술 등을 활용해 텍스트를 생성하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한 유형이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이다. 북한 인공지능 연구진들이 챗GPT 기술을 연구해서 자신들에게 맞는 북한형 챗GPT를 개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과거 북한의 챗GPT 악용 사례를 감안하면 우려스러운 일이다. 오픈AI가 2025년 2월 발표한 위협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해킹 그룹인 벨벳 천리마, 스타더스트 천리마 등이 챗GPT를 악용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들은 챗GPT를 활용해 사이버 침입 도구를 연구하고, 암호화폐 관련 정보를 탐색했으며, 원격 관리 도구 개발과 디버깅을 시도했다. 원격 데스크톱 프로토콜(RDP) 무차별 대입 공격에 사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보안 도구와 코드를 연구하는 데도 챗GPT를 활용했다.

외국 기업에 위장 취업한 북한의 IT 노동자들 역시 챗GPT를 활용해 코드 작성, 문제 해결, 동료와의 업무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했다. 또한 화상 회의를 피하거나 승인되지 않은 국가에서 기업 시스템에 접속하는 등의 의심스러운 행동을 정당화할 때도 챗GPT를 사용했다. 북한은 사이버 공격과 정보 조작에도 챗GPT를 사용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오픈AI는 관련 계정을 차단하는 조치로 응수했지만, 북한이 자체 GPT 서비스를 가지게 된다면 이같은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이동훈 기자 ldh@sand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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