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해군 전력 증강 현황 및 우리의 대응 방안
- 대형함 통한 대육상 핵공격 능력 획기적 강화

본고에서는 북한의 해군전력 증강 현황을 살펴보고 우리의 대응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북한해군 전력증강 현황
북한해군은 유도탄고속정, 어뢰정, 소형상륙함, 공기부양정, 반잠수정 등 소형함정 위주로 연근해 중심 작전으로 운영되어 왔다. 열세한 해군력을 만회하기 위해 세계 최다수준의 잠수함 전력을 갖추어 비대칭전력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기술적으로는 60~70년대 수준으로 낙후되었다.
이런 북한이 최근 김정은이 직접 현장을 순시하며 해군의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3년 8월 21일 동해함대 제2수상함전대를 시찰했으며, 여기서 1,500톤급 북한 초계함 661호를 공개했다. 이는 레이더 반사면적을 최소화한 저피탐 설계가 일부 적용된 신형함이다.
그리고 2025년 3월 8일 김정은이 복수의 조선소를 순시하며 대형함 건조사업을 현지 지도했으며, 10,000톤급으로 추정되는 핵추진잠수함 건조 모습도 공개했다.

이어서 2025년 4월 25일 남포조선소에서 새로 건조한 5,000톤급 구축함 최현호 진수식을 가졌고 4월 28일에는 최현호에서 초음속순항미사일, 전략순항미사일, 반항공미사일 시험발사, 127미리 함상자동포 시험 사격을 했으며, 4월 29일에는 함대함전술유도무기와 각종 함상자동기관포들, 연막 및 전자장애포들의 시험사격을 했다.
그리고 5월 21일 청진조선소에서 최현호와 동급인 5,000톤급 구축함 진수식을 진행했다.(이 구축함은 진수 중 전복되었다.)
대형함 건조 배경과 의도
김정은은 최현호 진수식에서 북한의 군함건조 계획을 밝혔다. 2026년에도 ‘최현’호와 같은 급의 전투함들을 건조할 예정이며, 빠른 기간 내 작전능력이 더 큰 순양함과 호위함들도 건조할 계획이고, 핵동력잠수함(SSBN)을 건조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이렇게 함정을 대형화하고 현대화하는 데는 단순히 전력을 확장하려는 수준을 넘어 다음과 같은 정치적, 군사적, 전략적 여러 가지 목적이 복합되어 있다.
첫째. 핵무기를 투사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북한의 체제 보장과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 북한은 이 핵무기를 해상에서 투사가능한 플랫폼으로 대형함정을 건조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북한이 해상에서 저지른 도발은 모두 핵무기와 관련이 있다. 2015년부터 북극성계열 대형 SLBM 도발을 했으며, 2021년에는 소형 SLBM을 선보였고, 2023년에는 SLCM과 핵어뢰를 공개했다. 그리고 2023년 9월 6일에는 이러한 핵무기들을 탑재할 수 있는 김군옥영웅함의 진수식을 거행했다. 이러한 기조 속에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대형수상함과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려는 것이다.
둘째. 북한 내부 결속 및 대외 과시용이다. 북한 함정이 주변국에 비해 노후하고 소형임으로 대형함의 확보는 북한 내부의 사기를 증진하고 결속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김정은의 치적으로 과시하기 좋은 성과이며 국가위상 제고와 김정은 체제의 권위 강화를 위한 선전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북한은 모든 도발 과정에 보여주기식 ‘과시’에 집착해왔다. 최현호 진수식에서도 진수 후 3일 만에 바로 무장발사 시연까지 하는 함건조의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태를 보여주었다.
셋째. 한·미·일 연합전력에 대한 대응 수단이다. 한국은 이지스구축함, 신형잠수함, 대형상륙함 등 해상전력에서 세계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추가해서 세계 제일의 해군력을 보유한 미국과 일본 해상전력과 연합전력을 구축하여 해상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한·미·일 공조. 특히 해상 연합전력에 위기를 느끼고 있다. 이 해상전투력의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는 북한은 비대칭적인 방식으로 심리적 균형을 시도하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로 무장된 대형함을 확보하여 한국과 미국·일본에 존재감을 과시하는 군사적 수단으로 사용하려 한다.
넷째, 원해작전 능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지금까지 북한해군은 연안작전 위주의 한정된 작전 능력을 보유했다. 대형함은 연안에서 멀리 떨어진 NLL 인근 해역 그리고 외곽 도서지역에 대한 해상통제권을 강화하는 수단이 된다.
나아가 중국이나 러시아와 연합훈련에 참가하고 원해까지 진출할 수 있다. 북한해군은 소형함 위주에서 대형함으로의 전환을 통해 연안방어전력에서 공격전력으로, 연안해군에서 대양해군으로, 그리고 소규모 해군작전에서 대 육상 화력지원작전으로의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
다섯째, 함정 수출 기회를 획득하기 위함이다. 대형함 개발을 통해 군함건조 능력을 과시하며 제3국으로의 함정 수출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자 한다.
북한 건조 대형함의 성능 평가
대형함 건조에는 고도의 추진체계, 센서, 무장 통합 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북한의 기술은 아직 거기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다. 추진체계도 가스터빈, 통합 전기추진 등 현대적 시스템이 필요하나 북한은 제한된 구식 추진방식이 예상된다.
전투체계는 레이더, 사격통제, 함대지, 함대공 미사일 연동이 필요하나 북한은 이러한 체계통합 기술이 낙후되어 있다. 결국 정치적 선전 효과에 비해 장비성능, 항해 능력 및 실전 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의 구축함이란 통상 배수량 6,000~10,000톤의 크기이며, 30노트 이상의 고속 항해 능력과 우수한 기동성을 가지고 있다. 무장으로 미사일, 어뢰, 함포, 대공무기 등을 탑재하고 대공, 대함, 대잠수함, 지상 공격 등 다목적의 전투력을 가지고 있다.
반면, 북한의 최현호는 5,000톤급으로 현대 구축함 보다는 작은 크기이며 각종 미사일과 127미리 함포를 탑재하고 있다. 항해 기동능력의 차별성을 보기 힘들며 대공, 대함, 대잠수함, 지상 공격 능력 중 지상 공격 능력에 집중되어 있다. 함수와 함미에 70여문의 수직발사관에 다량의 유도탄를 탑재한 합동화력함에 가깝다.
최현급은 구축함의 주기능인 대항공기, 대함, 대잠수함에 대한 탐지와 방어 능력이 취약해 보인다. 특히 소나와 어뢰 같은 대잠탐지 및 공격체계가 미비하여 대잠수함 공격에 큰 약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북한이 최현급을 전력화하게 되면 핵전략의 일환으로 대형함을 통한 대육상 핵공격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게 될 것이기에 유의해야 한다. 또 주목해야 할 것은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이다. 러시아의 기술이 북한 함정의 현대화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것인지도 유의해서 보아야 한다.
우리의 대응 방안
첫째, 북한 해군력에 대한 냉정한 진단이 필요하다.
북한의 해군력 강화는 당연히 경계해야 할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그 위협을 확대해석해서도 안 된다. 보여주기에 특화된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해당 국면만 보고 위기의 경종만 날려서는 안 된다. 그것이 바로 북한이 원하는 바이며 북한에 유리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북한의 도발은 한 장면이 아니라 지금까지 행해왔던 일련의 과정들로 보아야 한다. 북한은 지금까지 예상하지 못하는 시기에 기발한 유형의 도발로 충격요법을 극대화해왔다.
지난 10여 년간 북한은 해상에서 대형탄도미사일. 소형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도발을 계속해오며 핵탄두를 소형화해왔다. 이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대형 잠수함과 수상함을 획득하려고 시도해오고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북한이 지금까지 해상에서 도발했던 그 어떤 무기도 전력화가 된 것이 없다.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김군옥영웅함이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현시점은 전력화가 끝나서 작전에 배치되어 있어야 하며 제2, 제3의 김군옥영웅함도 나오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상태에서 또 대형수상함 건조로 도발하고 있다. 함정건조 현장을 김정은이 수시 방문하고 독려하였으며, 국가적 행사로 최현호를 진수한 뒤 기동도 불가한 함을 끌고 나가 화력시연을 했다.
이는 정상적으로 공정을 진행해서 최상의 성능을 갖춘 함을 인수하겠다는 의도보다는 보여주기식 광기에만 혈안이 된 수준 이하의 행태이다.
이러한 함건조 공정을 무시하고 밀어붙이기식 ‘과시’를 하던 북한 도발의 실상은 청진조선소에서 구축함의 진수 중 전복 사고로 나타났다. 이 사고는 미흡한 산업인프라 속에서 함건조 공정의 절차를 무시하고 강압으로 보여주기에 몰두한 총체적 부실의 결과이다.
종합예술과 같은 대형함 건조에 있어서 북한은 아직도 이를 구현할 기술이 부족하다. 북한의 주목 끌기용 도발에 과민하게 반응하지 말고 냉정하게 북한의 능력과 한계를 판단하여 대책을 세워나가야 하겠다.
둘째, 본질은 북한 ‘핵’에 대한 대응이다.
북한의 가장 큰 위협은 핵이다. 북한이 해군함정을 대형화하고 현대화한다고 해도 우리해군의 함 성능에는 견줄 수 없다. 문제는 북한이 여전히 비대칭전략을 구사하며 이 대형함들을 핵무기 투사 플랫폼으로 운용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외형인 이 플랫폼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북한이 최현급을 전력화하게 되면 핵전략의 일환으로 대형함을 통한 대육상 핵공격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게 될 것이다. 북한의 대형 구축함과 잠수함은 북한의 핵투발을 위한 다양한 수단 중 플랫폼으로 운용될 것이므로 총체적으로 북한’핵’의 영역에서 대비해야 하겠다.
셋째, 북한의 국지전 도발에도 대응해야 한다.
북한은 항상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도발을 해왔다. 북한해군에는 여전히 비대칭전력이 주전력이며 언제든지 국지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특수전용 함정과 잠수함, 특수요원들이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대형구축함과 대형핵추진잠수함 건조에 주목하고 있을 때 그들은 또 국지전을 일으킬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넷째, 우리해군 전술의 변화가 필요하다.
북한은 지속적인 해군함정의 대형화와 현대화를 기도할 것이다. 북한이 러ᆞ·우전쟁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뭔가 받을 게 있다면 해군력 증대를 위한 기술일 것이다.
우리해군은 소형함정, 대잠수함 위주의 비대칭전력 대응 전술뿐 아니라 대형함과의 해상전, 대유도탄전까지 망라한 전술을 개발하여 대비해야 한다.